황재훈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황재훈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시계획, 도시설계, 조경, 건축 등 다양한 분야가 종합적으로 어우러져 하나의 도시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 이런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용어로 경관이라 하고, 다양한 유형의 경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결과가 도시의 특성으로 나타나게 한다. 최근 모든 도시들이 다른 지역과 차별성은 물론 고유의 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해 경관이라는 개념을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경관에 대한 정의는 인간이라는 주체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정지된 상태에서 한 장면을 보거나 혹은 이동과정에서 장면의 연결성까지 총체적으로 보는 현상이다. 이를 위해서 시각정보가 복합적 형태로 인간에게 전달되면서 지각과 함께 이런 시각정보를 감성적으로나 이성적으로 인식하는 상황으로 이야기한다.

 경관은 그 자체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인 인간과 객체인 주변사물이나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설정되기 때문에 인간의 심적 사상(事象)으로 평가된다. 또한 경관은 인간에 의해 지각되는 것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좋고 나쁨에 대한 가치판단까지 동반하게 되는데 이는 인간이 살고 있는 삶의 용기(容器)인 정주환경의 가치를 담고 있게 되며, 이런 현상은 점차 경제적 가치로 확대되어 삶의 쾌적성의 평가기준은 물론 재산권행사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경관은 단순히 기능에 의해 표출되어 단순히 보여 지는 현상자체에 의미를 두었으나 현대사회로 진입하고 삶의 질에 대한 척도로 인식되면서 경관은 삶의 일부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관의 중요성 때문에 그동안 학문적 이론으로만 인식된 개념이 이제는 도시를 이해하고 도시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척도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런 경향은 기존의 법적 도시계획이나 개발계획에서 일부분으로만 계획되다가 이제는 새로운 경관법을 제정하면서 완전히 독립된 계획으로 바뀌게 되었다.

 제도와 계획적인 틀은 형성이 되었지만 경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지에 기인한다. 경관이란 집합적인 도시환경이나 시설물들의 모습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개개인의 공간시설이 주변의 경관과 함께 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한다. 유럽의 전통도시가 보여주는 유사한 형태와 규모 그리고 재료를 통한 각 공간시설에서의 작은 변화가 모여져 유사하면서도 각기 다른 여러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경관 혹은 보기 좋은 경관이고 일컫게 되는 것이다.

 현대도시의 가장 큰 화두인 도시재생이란 개념도 이런 주민들이 함께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에서 출발하고, 특히 물리적인 형태에 대한 지역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임을 감안하면 경관이 추구하는 지향점과 괘를 함께 하고 있다. 따라서 경관이 가지는 도시경쟁력을 위해 큰 틀의 합의된 계획이 필요하고 이를 근거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비로소 차별적이고 특색 있는 도시경관이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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