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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버이, 엄마한옥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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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6  13: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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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자 수필가] '아버지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 나를 기르셨으니 아아 애달프다. 부모님이시여, 나를 낳아 기르시느라고 애쓰고 수고하셨도다. 그 깊고 넓은 은혜 갚고자 하나 드넓은 하늘같이 끝이 없도다'

 윗글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시경에 나오는 시를 해설한 글이다. 부모의 태산 같은 은혜를 아무리 갚고 갚으려 해도 끝이 없다는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낱말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존경심이 일어난다. 가족은 유일무이하고 특별한 성역이다. 부모는 진자리, 마른자리를 가려 자식을 키우고 사랑을 듬뿍 받고 성장한 자식은 부모님께 효를 다하려 한다. 개중에는 외면하고 싶은 패륜도 있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모두 한결같기야 하겠는가.

 명절을 맞아 시부모님을 뵈러 가니 이제는 그분들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병중이거나 허리가 굽어 자식의 마음은 어둡다. 어느 자식이 제 부모가 무병장수하길 바라지 않을까. 내 부모만큼은 우뚝한 큰 산이길 바라며 그 앞에서는 언제까지나 어린애가 되고 싶다. 이제는 모두 성장하여 사회인이 되었거나 예비 사회인이 될 자식을 둘이나 두었으니 필자도 어버이이며 엄마다. 젊은이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한 발짝쯤 뒤와 옆으로 물러서서 그들의 갈 길을 방해하지 말아야 할 세대가 되었다. 이것이 어버이 된 사람과 자식의 지극히 정상적인 관계다.

 고령 인구비율이 높은 전남지역은 치매나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을 유도하여 교통사고 감소에 많은 이바지를 하고 있단다. 브레이크 대신에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정도면 하루라도 빨리 반납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차 운전뿐 아니라 모든 판단능력과 신체 기능이 떨어진다. 신호등의 불빛을 착각하거나 좌우 방향도 마음과 몸이 따로 움직인다. 그뿐만 아니다. 신문을 보거나 방송을 들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도가 떨어져 두 번 세 번 반복해야 겨우 알아듣는다. 이쯤 되면 스스로 뒷방 노인네 대열에 들었음을 인정하고 앞자리는 젊은이에게 서슴없이 내주고 미래사회를 잘 꾸려가도록 지긋이 지켜보아야 한다.

 열매를 맺고 난 나무는 서서히 잎을 지고 나면 겨울을 맞는다. 죽은 듯 서 있지만 뿌리는 땅을 움켜쥐고 있다. 그리고 봄이 되면 줄기를 통해 꽃을 피우고 또 열매를 맺는다. 뿌리는 어버이요 열매는 자식이니 이 얼마나 질서 있는 대물림인가. 자연의 섭리를 훼손하는 생물은 유일하게 인간이다. 몇 끼니의 무료급식과 푼돈을 받은 이들이 대한민국 모든 어버이와 엄마들의 존엄성을 훼손시키고 있다.

 어려운 삶을 넘어 서려는 당신들을 존경하지만 태극기를 들고 거리를 헤매는 모습은 태극기의 의미까지 훼손한다. 탄핵반대집회라는 말 대신에 맞불집회나 태극기집회라는 말을 거침없이 써서도 안 된다. 연합이니 부대라는 말에 어버이나 엄마라는 이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말을 조합한 것이 가슴 아프다. 그들을 이용해 대결 구도를 만들고 가짜뉴스로 물타기를 해 비정상을 정상으로 둔갑할 궁리의 끝이 빤히 보인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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