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어느 일요일 오후 오케스트라 단원인 지인을 기다리며, 연습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퍼스트 바이올린이라, 앞에서 연주하는 그녀는 나를 확인하고 미소를 보냈다. 나도 응답을 하고, 물끄러미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지켜보니, 자신의 예술세계가 있는 에고(Ego) 강한 그들이 남녀노소 함께 어울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롯, 오보에 등 많은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은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문득 '개성과 생각을 존중받는 개인이 모여 함께 행복을 추구하는 민주주의사회가 저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각자 자신의 소리는 마음껏 내지만, 함께 어울려 더 멋진 모습으로 호흡을 맞추는 그 모습 말이다. 지휘자는 전체 곡의 흐름과 비전은 제시하지만,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는다. 연습이 끝난 후 백발의 지휘자는 연습을 마친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이것은 제가 편곡한 곡이지만, 의견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알려주세요!" 라는 말을 정중하게 남기며 마무리를 하였다. 모든 단원들의 음악은 존중받았고, 모든 단원들은 하나의 하모니를 위해 다른 악기소리를 듣고, 지휘자를 바라보았다. 모두가 행복했고, 모두가 자유로웠다.

 1919년 4월 13일 일본 외세의 침략으로 고통 받던 우리민족은 이에 굴하지 않고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였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가장 앞선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수용하고, 후손들이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보장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이들의 후손이며, 우리 역시 후손들에게 더욱 복된 나라를 물려주어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받은 '대한민국' 이라는 아름다운 음악을 우리 자손들에게 들려주자. 널리 울려 퍼질 그 소리는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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