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전남 고흥 소록도병원에 다녀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반 전 총장과 유순택 여사, 수행원 등이 전날 오전 11시쯤 소록도병원을 방문했다.

반 전 총장 일행은 4시간여 동안 머무르며 병원 시설과 한센인 숙소 등을 둘러 본 뒤 병원 관계자와 환자, 자원봉사자 등을 격려하고 위로했다.

비공식 일정을 이유로 외부에 일체 방문 사실을 알리지 말 것을 요청한 반 전 총장은 소록도 근황 등만 물어봤을 뿐 정치와 관련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 전 총장은 방명록에 "한센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향유할 수 있는 사회가 이룩되기를 소망합니다. 행복을 위한 동행, 국립소록도병원 여러분들의 숭고한 박애정신을 높이 치하 드립니다"라고 썼다.

방명록에 8대 유엔 사무총장이라고 쓴 반 전 총장은 소록도병원 방문 후 별다른 추가 일정 없이 소록도 방문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반 전 총장의 소록도 방문은 인터넷 동호회 사설 게시판 등을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나흘 전에 갑자기 방문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며 "정치에서도 물러난 만큼 방문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으며 정치와 관련한 발언도 없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이번 소록도병원 방문은 지난 1일 대선 불출마 선언에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헌신하겠다"고 발언한 연장선의 행보로 보인다.

한편 반 전 총장은 9일 딸 내외를 만나기 위해 케냐로 출국한다.

현재 반 전 총장의 차녀 현희씨는 유니세프(UNICEF·유엔아동기금) 케냐사무소에서 근무 중이고, 사위인 싯다르트 채터지씨는 유엔 케냐 사무소 상주 조정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부인 류순택 여사와 함께 출국해 오는 16일에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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