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정숙 수필가

[육정숙 수필가] 아침에 눈을 뜨고 맞이하는 햇살은 기쁨이다. 축복이다. 신은 또 하루를 내게 선물했다. 스트레칭으로 온 몸을 잠에서 깨우고 아침준비를 하며 부지런을 떨어 집을 나섰다. 어둠을 뚫고 달려 온 아침햇살이 새로운 하루를 축복이라도 하듯 온 대지로 보석처럼 내린다. 내게 주어진 하루! 또 하나의 하루를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중하고 멋진 하루이길 바라며 새로운 하루를 향한 두근거림으로 페달을 밟는다. 

 늘 맞이하는 아침이었고 날들이었지만 이제는 아침을 새롭고 경건하게 맞이하고 있다. 그 무렵부터다. 그날도 게으름을 떨며 간신히 아침을 깨우고 있을 때, 아끼던 후배가 먼 길을 떠났다는 소식이 폰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암으로 투병을 하고 있었다.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스스로의 식사를 챙기며 건강이 좋아졌다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생긋이 웃었던 그녀다.

그런 그녀가 떠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아직도 그녀의 미소가 생생하다. 그 무렵 건강이 회복 되고 있었기에 그 후 '한 번 더 병문안을 다녀와야지' 생각만 하고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로 다녀오지 못했다.마지막 인사 한마디 건네지 못한 채 그녀를 보냈다.

 오늘도 이런저런 사유로 힘든 하루였다. 그런 하루를 무사히 마치고 석양빛을 받으며 내 가족이 함께하는 작은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내가 원하던 대로 되지 않는다고 내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오늘은 어제 죽어간 그녀가 그토록 애타게 그리던 내일이다.'  남보다 조금 모자라면 어떠랴! 남보다 조금 덜 가지고 있으면 어떠랴! 나는 지금 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걸을 수 있어 감사하고 숨을 쉴 수 있어 감사합니다. 지금 건강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가장 큰 축복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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