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건양대 교수

 

[박기태 건양대 교수] 우리는 거울 속에 비쳐지는 자신의 외형적인 모습을 보면서 가끔씩 카타르시스에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자신의 모습이 새삼스럽게 삶의 시간을 느끼도록 만드는 진솔함을 내포하고 있음은 물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직' 이라고 생각했던 지금이 '벌써' 라는 되돌아봄으로 변해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삶이란 눈 내리는 날 분명하게 각인되는 우리의 발자국이 뒤돌아보면 곧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그리고 호수 위를 날아다니는 기러기의 그림자처럼 여지껏 할 일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어느새 삶의 뒤안길을 회상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자신에게는 깊은 아쉬움으로 남을 뿐만 아니라 타인들에게는 부끄러움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삶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발자취를 반추해 보면 삶 자체가 오롯이 '진실한가 혹은 진실하지 못한가.' 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잉태하고 있음이 사실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독일의 실존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 (Martin Heidegger)는 그의 저서 『존재와 시간 : Sein and Zeit』에서 삶을 '본질적인 것'과 '비본질적인 것'으로 나누어 매우 조직적이며 포괄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본질적인 삶이란 한마디로 말해서 바로 진실한 삶이다. 실존적인 자신의 소신과 결단을 바탕으로 사는 삶 자체를 의미하며 타인들의 삶에 편승하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비본질적인 삶이란 어떠한 삶을 의미할까? 우리 주변이나 매스컴을 통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패거리문화나 패거리정치를 연상하면 더욱더 이해가 될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비본질적인 삶은 자신의 줏대 없이 막연하게 세속적인 사람들의 풍조를 뒤쫓아 사는 진실하지 못한 가짜 삶을 뜻한다. 타인의 행동에 편승함으로써 아무런 자신의 결단과 소신도 없이 그리고 자신의 책임을 타인의 것으로 회피하는 수동적이면서도 피상적으로 사는 삶이다.

  영구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는 "세상은 무대요, 인생은 연극이다." 라고 했다. 이 말은 애절할 정도로 우리의 주체적인 삶을 강조하고 있다.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진실된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 대부분은 떳떳함이 상실된 비본질적 삶속에서 무기력과 불안감에 사로잡혀 조연이나 엑스트라로 전락하여 사소한 일에도 두려워하고 초조해하며 활력을 잃게 된다.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진솔함이 흠뻑 배어있는 본질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정직한 마음으로 자신을 일깨우고 항상 떳떳한 행동을 통해서 변화가 일어나는 삶속에서만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의 삶이 비본질적이며 가짜라고 느껴지면 결코 강해질 수 없고 무기력에 빠지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따라서 자기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만이 강하게 성장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아울러 진실함과 떳떳함이 없으면 결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진실한 본질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항상 용감하게 노력을 해야 함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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