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조랑우랑''청풍명월' 명성 타격
청탁금지법 이은 잇단 악재로 매출 '뚝'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충북이 올 겨울 '구제역 진앙지'라는 오명을 쓰게 되면서 최고 품질을 자부해왔던 지역 한우브랜드에도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미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구제역까지 계속 확산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매출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충북에서는 지난 5일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 젖소농장을 시작으로 9일 탄부면 구암리, 11일 마로면 송현리, 12일 탄부면 상장리의 한우농장 등 4곳에서 구제역 발생이 확인됐다.

13일에도 의심 농장 2곳이 추가로 발견되는 등 급속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보은의 한·육우 사육량은 약 2만7100여마리로 충북에서 두 번째로 많다.

이 같은 사육 규모를 바탕으로 '조랑우랑'이라는 한우브랜드도 갖추고 있다.

'조랑우랑 한우'는 무항생제 및 HACCP 인증, 로하스 인증, 5년 연속 소비자시민모임 우수브랜드 인증 등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 한우 브랜드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보은에서 구제역이 확산되면서 브랜드 명성 유지에 위기를 맞았다.

충북도·축협 등에 따르면 보은지역 118개 농장(사육규모 8700여 마리)에서 '조랑우랑'에 한우를 납품하고 있다.

이번에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 중 3곳도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구제역이 계속 확산되면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군 마로면·탄부면 일대는 지역 전체 우제류의 25% 가량이 집중된 최대 축산 밀집지역으로 방역·축산 관계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보은축협 관계자는 "이미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은 뚝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충북 6개 축협에서 출자해 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청풍명월 한우'도 구제역 불똥이 튀기는 마찬가지다.

'청풍명월' 브랜드 조합원은 약 680여개 농가로 사육 두수만 5만5000여 마리에 달한다.

당초 보은축협은 청풍명월 브랜드에 참여하지 않다가 지난 2015년 옥천·영동축협과 합병한 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우 출하량을 늘려나갈 계획이었다.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보은지역 일부 농장에서 한우 출하를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제역 발생 이후 사전에 예정됐던 출하 계획은 전면 중단됐다.

청풍명월 브랜드는 청주·괴산축협 출하물량의 비중이 높아 아직 제품 생산에 큰 영향은 없지만, 구제역 추가 확산과 소비 위축 등 피해가 이어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지난해 12월과 1월 매출이 각각 전년대비 15%·22% 감소한 상황에서 '구제역 악재'까지 겹칠 경우 사업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풍명월 사업단 관계자는 "구제역이 청주나 괴산, 음성 등 인접지역까지 확산될 경우 청풍명월 브랜드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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