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고 이어 충북체고 양궁부 코치가 선수 때려
학생들 "화살촉으로 찔렀다" 숙소 무단이탈
선수 지도 규정강화… 학운위 심의 거쳐 시행

[충청일보 장병갑기자]청주고 야구부 코치에 이어 충북체고 코치가 선수를 폭행한 사실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체육계에서는 체육부 특성상 선수들을 일반고 학생들보다 엄격히 통제하고 제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또 다시 불거지 선수 폭행

충북체고 양궁부 A코치가 선수들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을 양궁부 선수들이 지난 1~5일 숙소를 무단이탈, 학부모들에게 밝히며 드러났다.

피해 학생들은 숙소를 이탈한 뒤 부모들에게 "코치의 폭행이 두려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부모는 이를 학교에 신고, 지난 15일 학교폭력위원회(이하 학폭위)가 열렸다. 피해 학생들은 화살촉으로 찌르기도 했다고 주장했으나 해당 코치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코치는 "언어폭력과 계단오르기 등 얼차려는 있었지만, 직접적인 폭력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충북체고는 일부 폭행사실이 있었던 만큼 충북도체육회에 학폭위 결과를 전달했다. 충북도체육회 순회코치 신분인 이 코치는 도체육회가 다시 이번 사태에 대해 조사 후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A코치는 사태가 불거지면서 체육회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청주고 야구부 B코치는 지난 14일 전남 함평야구장에서 모 고교와의 경기가 끝나갈 무렵 C선수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두 차례 때렸다.

△체육계, 특수성 인정 필요 주장

체육계에서는 체육 선수들의 특수성을 인정, 일반 학생들보다 선수들에게 엄격한 통제와 제재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한 체육계 인사는 "예전에는 폭행이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최근 선수들의 인권과 인터넷 등의 발달로 폭행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상당 부분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주고의 경우 3루 베이스를 맡던 B코치는 경기가 채 끝나지 않았는데도 더그아웃에서 선수 2명이 가방을 챙겨들고 있는 모습에 화가 나 그 중 한 선수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두 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체고 학폭위에서 A코치는 담배를 피우다가 걸린 적도 있고 기숙사 점검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돼 훈계 차원에서 이뤄진 부분도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체육계 인사는 "화살촉으로 선수들의 배를 찌르며 훈계한 것은 분명 폭력행사로 볼 수 있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학폭위에서 일부 결정했지만 훈계 차원에서 이뤄진 모든 행위가 폭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특히 야구부의 경우 아직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일부 선수가 짐을 싸는 모습을 보이며 다음 경기나 다른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린 것은 분명히 잘못이지만 이 상황에서는 모든 코치들이 제재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충북체고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 규율을 강화키로 했다.

학교 관계자는 "체육고등학교라는 특성을 반영해 보다 엄격하게 선수들을 지도하는 내용의 학교규정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받은 후 시행할 예정이다"며 "훈계 차원에서 이뤄지는 행위에 대해 폭력으로 밀어붙이며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지도할 수 없는 만큼 학생과 지도자 모두를 보호 할 수 있는 규정을 시행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학교는 조만간 모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이를 설명, 동의를 구하고 학생들에게도 내용을 충분히 알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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