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더'는 후반부 반전으로 영화의 감성을 더욱 짙게 만드는 영화다. 삶에 지친 현대인들을 뒤돌아보게 만드는 메시지를 담았으나 그 지점까지 가는데 지루함이라는 큰 고비를 넘어야 한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밝혀지는 충격적인 진실을 그렸다.

 

이병헌이 극중 증권회사 지점장 강재훈 역으로 출연하며, 공효진이 그의 아내 수진, 안소희가 호주에서 강재훈과 만나게 된 워킹홀리데이 중인 학생 지나로 등장한다. 

 

강재훈은 자신이 믿고 있고, 자부심을 가졌던 직업이, 하루아침에 사기가 되버리자 절망하는 인물이다. 모든 것을 잃은 강재훈은 2년 전 호주로 조기유학을 떠난 수진과 진우를 찾아 떠난다. 

 

반가운 가족을 만났지만 호주에서 수진의 모습은 재훈에게 마냥 낯설다. 담배도 피워보지 않은 수진이 옆집 남자 크리스와 대마초를 피우고 비치에서 마치 크리스와 가족인냥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혼란스러운 재훈은 선뜻 가족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옆에서 지켜볼 뿐이다. 호주에서 만난 지나는 2년 동안 호주에서 모은 돈으로 이제 한국으로 가려고 하는 학생이다. 꿈많고 긍정적이지만 함정에 빠져 돈을 모두 빼앗긴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서로 털어놓고 도움을 주고 받으며 공감한다.

 

수진은 '진우엄마'가 아닌 이제는 이수진으로서 살아야겠단 생각으로 시립음악단 바이올린 연주자로 지원한 상태. 오디션 때문에 서울로 오는 것을 일주일 미루는 일로 재훈과 다투게 된다. 수진은 뉴스를 통해 재훈의 회사가 위기를 맞은 것을 알게되고 설상가상 재훈과 일주일 째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다니내믹한 사건이 아닌 강재훈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감정선에만 의지하며 따라가기 때문에 잔잔하게 흘러간다. '싱글라이더'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후반부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차곡차곡 쌓인 복선을 통해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반전의 뚜껑이 열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관객에 취향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 지루함을 견디기엔 97분이라는 러닝타임도 길게 느껴진다. 반전을 위한 영화는 아니라고 이주영 감독은 단언하지만, 이를 판단하는 건 관객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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