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30시간 교육… 무도·봉사활동 등 다양
지난해 500여명 학교로 복귀… 만족도 63%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 지난 2014년 고등학교 1학년이던 A양.

부모님의 이혼으로 정서적 불안이 또래학생들에게 폭력으로 표출되는 등 학교 부적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A양의 반복되는 폭력과 교사에 대한 불손한 태도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이에 학교 측은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A양을 위탁 교육키로 했다.

A양은 첫 입소 후에도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지만 몇 차례 단기특별위탁교육생으로 참여하면서 점차 안정되고 변화돼 가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A양은 3월 국립대학교 입학을 앞둔 예비 새내기다. 

 충북도교육청이 외부기관으로 유일하게 지정한 대안교육기관인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

청예단은 지난 2008년 충북도교육청으로부터 교육기관 지정을 받은 후 2009년부터 위기 학생(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위기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상담교육을 실시하는 등 가정에서의 변화도 이끌어내고 있다.

대안학교 운영 첫해인 지난 2009년 위기학생 및 학부모 712명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후 2010년 669명, 2011년 723명, 2012년 856명, 2013년 1014명, 2014년 733명이 교육에 참여했다.

2015년과 지난해에도 학생 500여명이 교육을 받고 학교로 복귀했다.

청예단에 입소하게 되면 5일(월요일 입소 금요일 퇴소)간 30시간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은 분노나 감성을 조절할 수 있는 인성교육 등 무도·예절 교육, 체육·스포츠 활동, 레크리에이션, 봉사·체험활동, 두뇌개발활동, 교과학습(중기대상), 심리·정서 지원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무도교육과 같은 청예단만의 교육시스템에는 박인배 본부장의 영향이 크다.

박 본부장은 과거 종합무도관을 운영한 경험에서 위기학생들의 교육에 무도를 접목시킨 것이다.

특히 박 본부장은 자신도 위기학생이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학생들의 지도에 나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이곳은 신체적인 교육을 많이 한다"며 "아침에 오면 매일 학생들이 98배를 하면서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마음을 가다듬게 한다. 이어 자신에서, 부모님에서 편지를 쓰는 등 자기반성을 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대안학교를 운영하면서 초기 어려움도 많았다.

청주 금천동 현대아파트 상가 4층을 대안학교로 사용하면서 주민들 사이에 "아파트에 이상한 학생들이 온다"고 소문이 나고 일부 학생들이 쉬는 시간 아파트 인근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말썽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박 본부장은 부모님 동의하에 어깨띠를 매고 동네를 돌며 담배꽁초를 줍게 하는 등 징계 차원의 제재를 가하면서 오히려 동네가 깨끗해지고 학생들에게는 반성의 시간과 금연을 실천하게 하는 방안이 되기도 했다.

청주권 학생들이 주로 오지만 교육적 효과가 알려지면서 도내 중부권은 물론 충주와 제천에서도 교육을 위탁하기도 한다. 

박 본부장은 단기교육으로 근본적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중·중기교육(3개월~6개월)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중·장기 대안학교 교육 운영에 대한 만족도 설문에서 학생들은 매우 만족 21%, 대체로 만족 42%로 교육받은 학생들 중 63%가 만족하다고 평가했다.

학부모들도 매우 만족 23%, 대체로 만족 48% 등 71%의 학부모들이 만족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본부장은 "학교 생활지도 담당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이곳에서 교육받은 전·후를 평가해 보면 학생들이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고 말씀들을 하신다"며 "이 곳에서 마저 학생들의 손을 놓아버리면 위기학생들을 정말로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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