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발언 분노 누락 지적에
안희정 "지도자 분노 피바람"
文 "사람 아닌 불의에" 반박
'盧 적통' 간 경쟁 격화 조짐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1일 안희정 충남지사의 '피바람' 발언을 정면으로 재반박하며 날을 세웠다.

안 지사의 '선의'(善意) 발언으로 촉발된 1·2위 경선 주자 간 긴장도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노무현 적통' 간 경쟁으로 격화하는 조짐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우체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의 선의 발언에 분노가 빠져 있다는 자신의 지적에 안 지사가 '지도자의 분노는 많은 사람에게 피바람이 인다'고 반박한 데 대해 "사람이 아닌 불의에 대한 분노"라고 맞받았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의 '분노'를 인적 청산으로 받아들여 '피바람'을 언급했다면 문 전 대표는 '불의에 대한 분노'라며 그 대상을 달리 한 것이라는 설명인 셈이다.

그러면서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 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느냐"며 사실상 안 지사를 겨냥한 따끔한 '훈계'를 했다.

문 전 대표가 이처럼 재반박에 나선 것은 꺾어야 할 경쟁자인 안 지사의 지지율이 엄청난 속도로 상승하는 데 대한 견제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안 지사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도 "안 지사도 생각이 다르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오히려 "통합의 정치를 강조하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며 안 지사가 내놓을 법한 해명까지 대신했다.

이는 지적할 부분은 지적하되, 정치 철학을 공유하고 있는 안 지사와 지나치게 각을 세우는 모양새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 전 대표는 연일 일자리 행보를 하면서 '준비되고 안정감 있는 후보' 이미지 확산에 주력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용산우체국을 방문해 "우체국 직원 4만2000명 중 20% 정도가 비정규직인데 국가기관 중 그 규모가 가장 큰 것 같다"며 "상시적·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데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택배 단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최저운임제나 표준운임제로 제도화해 적정 운임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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