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다녀온 충주 20대女 콜레라 감염
보건당국, 가족·친구·환경검체 검사 중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충북도가 이번엔 사람 전염병이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충북 충주에 사는 20대 여성이 법정전염병인 콜레라 균에 감염됐다. 21일 질병관리본부와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 여성이 공항 검역소에 설사 증세를 신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여성의 채변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20일 콜레라균이 검출됐다.  내국인이 해외 체류 중 콜레라 균에 감염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다녀 온 이 여성은 지난 13일 현지에서 음식을 먹은 뒤 설사 증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성은 입국하면서 공항 검역소에 신고했으며, 충주 집으로 돌아와 접촉한 사람은 동행 친구 1명과 가족 3명외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주시보건소는 접촉한 사람들의 가검물과 집안 내 환경검체를 채취해 21일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는 빠르면 24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여성은 그러나 현재 국내 있지 않고 지난 20일 중국 상해로 출국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한·중·일 검역협의체를 통해 마련된 검역 핫라인을 활용, 중국검역위생관리국으로 해당 여성의 정보를 공유하고 환자관리를 통보했다.

당사자에게도 콜레라균이 발견된 점이 연락됐으며 현재 상해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충북도 보건당국은 이 여성이 중국으로 출국한 점을 볼 때 중증 정도는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증인 경우 항생제를 투여하게 되는데 심할 경우 탈수 증세에 쇼크가 올 수 있다. 따라서 보건당국은 일단 자가면역 체계가 형성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또한 가족이나 친구도 설사 등 콜레라 의심 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여성이 타고 온 17일 오후 9시1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필리핀 세부발 에어아시아 Z29048편 탑승자 중 수양성 설사, 구토 증상이 있는 경우 병원을 방문해 콜레라 검사를 받도록 당부했다. 

국내에서는 1980년(145명), 1991년(113명), 1995년(68명)에 El Tor형 콜레라 유행이 있었으며 2001년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유행해 162명(확진 14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후로는 지난 2003년 이후 해외 유입 환자가 대부분이었으며, 지난해 경상도 지역에 국내 환자 3명이 발생했다.

충북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당사자의 신속한 신고가 이뤄졌고 국내에서도 사람 접촉을 자제해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콜레라균은 오염된 물과 음식을 통해 주로 전염되기 때문에 확산 우려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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