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태 삼성안과 원장

[홍성태 삼성안과 원장] 오는 3월12일부터 18일까지의 기간은 세계녹내장협회 (World Glaucoma Association)가 지정한 세계녹내장주간이다.
 
이 기간은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녹내장에 대한 경각심을 높히기 위해 전세계 각국의 녹내장학회들이 공동으로 질환의 계몽에 집중하는 기간이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파괴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시신경은 눈으로 들어 온 시각정보를 머리로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는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질환이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환자들 대부분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진행된 녹내장은 회복이 불가능하지만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소리없는 시력의 도둑'이라고 불린다.
 
전세계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실명의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질환이지만 90%는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900만명 이상이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 상태에 있으며. 사회가 고령화돼 감에 따라 녹내장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선진국에서조차도 질환에 걸린 사람들의 50% 정도는 본인의 질병 여부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이 빈도는 90%에 이른다. 녹내장은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어떤 녹내장들은 백내장이나 포도막염 등의 안과 질환들이 원인이 돼 이차적으로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녹내장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이 단독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눈 속을 채우고 있는 액체의 압력 (안압)이 높아지지 않더라도 녹내장은 발생할 수 있다. 안압이 높은 것 이외에도 가족력, 고혈압, 당뇨, 고도근시 등이 있는 경우에는 더 잘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나타나거나 유소년기에 발생하는 녹내장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녹내장들은 40세 이후에 발생하며,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다. 성인의 녹내장 중 한국인에서 가장 흔한 형태는 정상안압녹내장이다. 정상안압녹내장에서는 안압과 함께 눈으로 가는 혈류의 불안정성 등 여러가지 요소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내장 수술을 받지 않은 고령자에서 주로 발생하는 폐쇄각 녹내장은 가끔은 급성 안압 상승으로 인한 통증과 시력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녹내장은 현재로서는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적절한 약물의 사용이나 레이저 치료, 수술 등으로 안압을 조절해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더디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녹내장의 조기발견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의 의학 기술의 발달로 널리 보급되어 있는 시야검사, 시신경검사 및 컴퓨터 분석 안구단층분석검사 등은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는데 도움을 준다. 인터넷 등에서 얻은 부적절한 정보로 피해를 입은 녹내장 환자들의 사례도 알려지고 있으므로 녹내장 검사의 정확한 해석과 치료 방향의 설정은 녹내장 전문의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국녹내장학회는 대한민국의 녹내장 전문의 학술단체로 2017년 현재 180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안과 전공의 수련이 끝난 이후 별도로 녹내장 전문의 수련과정을 거치고 최소한 2편 이상의 논문 발표 등으로 녹내장 학문의 발전에 기여한 자격을 인정받는 경우에만 자격을 인정한다. 한국녹내장학회 소속 전문의들의 활동병원은 한국녹내장학회 홈페이지 (www.koreanglaucoma.org)에서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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