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일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 공학박사

[정용일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 공학박사] 충북 청주와 오창을 이어주며 하루 약 3만대의 차량이 이용하는 'LG로(이하 엘지로) 전면통제' 소식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충북도에 의하면 지난해 1월 개통 이후 엘지로 일부 구간인 미호천교 교면에 균열이 발견됐고, 안전진단 결과 재포장이 필요하다는 결정으로 인해 오는 3월부터 약 60일 간 전면통제 후 보수공사에 임한다는 것이다. 물론 갑작스레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 지난 가을 '콘크리트(전면통제)'와 '아스팔트(부분통제)' 두 포장공법 사이에서 고심 끝에 전면통제에 따른 불편이 예상되더라도 내구성이 우수한 기존의 콘크리트를 확정한 사항이다.

 하지만 최근 통행 불편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로 인해 진퇴양난의 형국에 빠진 듯 보여 진다. 내구성(20년)이 뛰어나 교면포장으로 가장 많이 시공되는 콘크리트(LMC·라텍스와 혼합한 콘크리트)는 양생기간 진동에 취약해 전면통제가 필요하고, 이 부분이 해결되는 아스팔트(PMA·고무 계열 개질재와 혼합한 아스팔트)는 반대로 내구성(10년)이 짧아지니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지금은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고, 그렇다면 의사결정에 있어 무엇이 가장 '핵심'인지 필자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전면통제는 불가하다. 이유는 간명하다. 시민들의 막대한 통행불편과 비용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엘지로가 전면통제된다면 결과는 뻔하다. 시간당 최대 4천대에 이르는 차량이 인근 공항로와 청주역로로 집중되며 엄청난 혼잡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비용손실은 또 어떠한가? 추정치이지만 통제기간 중 혼잡으로 손실되는 시간가치비용만 최소 1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차량운행비용(연료비 등)과 물류차량 비율을 반영한다면 전체 비용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과연 이러한 손실을 감수할 만큼 대안이 없는 것인가?

 둘째, 교통소통대책이 우선 수립돼야 한다. 전면통제보다 수준이 덜할 뿐 부분통제 또한 엄청난 혼잡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교통영향분석에 기초한 광역적인 교통소통대책 수립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노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셋째, 아스팔트 공법 또한 우수한 차선책이다. 원칙을 중시한다면 콘크리트(LMC)는 옳은 선택이다. 하지만 상판이 일체형인 미호천교의 구조를 감안하면, 양생기간 진동 예방을 위한 전면통제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안인 아스팔트(PMA)는 어떠한가? 부분통제 가능할 뿐 아니라 공사기간 또한 절반에 불과하다. 물론 생애주기가 짧고 유지비용이 증가하는 단점이 있으나, 주행성, 소음 등에서는 오히려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다. 콘크리트의 재포장 시기인 20년 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미리 자문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결론이 나온 듯하다. 교통운영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해답은 있다. 보통은 혼용되지만 정답은 답안만이 존재하고, 해답에는 답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포함된다. 지금은 답안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강조하지만 엘지로 전면통제는 해답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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