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주택담보대출 증가율·비중 낮아져
높아진 은행 문턱·부동산 시장 위축 영향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충북지역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줄어든 반면 신용대출 등은 급증하면서 가계대출의 부실화 위험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의 지역별 가계대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충북지역의 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조4623억원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6.1% 증가한 것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보인 제주도가 32.9%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세종(29.5%), 경기(13.9%)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충북지역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낮았던 것은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도입 등 높아진 대출문턱과 부동산 시장 위축 등이 맞물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충북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8453건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적었다.

아파트를 비롯해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등이 모두 포함되는 전체 주택 매매 거래량도 2만7435건으로 2007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상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받았던 것에 비춰볼 때 충북의 상황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부실화 위험이 높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충북지역의 기타대출 잔액은 10조486억원으로 1년 만에 15.3% 증가했다.

이는 17개 시·도 중 4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기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49.4%에서 지난해 51.5%로 늘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40세 미만의 30.9%, 50세 이상의 55.9%는 주택구입 외에 사업·생활자금 등 다른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이 여의치 않자 다른 대출로 눈을 돌린 수요가 기타대출의 증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가계대출은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비은행금융기관으로 몰리는 추세다.

예금은행의 높아진 대출 문턱 영향으로 풍선효과가 본격화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조920억원으로 1년간 4600억원이 증가한 반면,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은 1조4162억원이 증가한 10조4189억원으로 예금은행 증가율을 크게 웃돌고 있다.

충북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2015년 말 17조6348억원에서 1년 만에 19조5109억원으로 10.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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