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민병주 전 충북도도로관리사업소 총무팀장] 손자는 "군쟁이 어려운 것은 돌아가면서도 똑바로 가도록 하고, 어려우면서도 이롭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동을 멀리하여 적에게 이익을 주는 것처럼 유인해야 늦게 떠나도 적보다 먼저 전장에 도착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직지계를 아는 장수이다. 우회와 곧음의 계책을 먼저 아는 장수는 승리할 수 있으니 이것이 군쟁의 법칙이다(軍爭之難者 以迂爲直 以患爲利 故 迂其途 而誘之以利 後人發 先人至 此知迂直之計者也 先知迂直之計者 勝 此軍爭之法也)"라고 했다. 이 구절은 불확실성과 돌출변수가 있는 전장에서 피아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는 군쟁(軍爭)은 결코 쉽지 않기에 그 계책은 원칙과 상식뿐만 아니라 신축과 융통도 어우러져야 한다. 아울러 그 방법으로 곧게 가거나 돌아가는 것을 슬기롭게 운용해 상대보다 유리한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우직지계는 매우 중요하며, 장수는 이것을 알아야만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전장에서 주도권을 쥔다는 것은 상대를 피동과 수동 상황으로 떨어뜨려 내가 바라고 원하는 방향으로 그들을 몰아 부칠 수 있어 승리의 기반을 확실하게 세우는 것을 뜻한다. 곧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상대를 어찌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언제든지 유리한 여건에서 전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뚜렷하고 분명한 전장주도권을 갖는다는 것은 승리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이것은 군쟁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전장의 군대는 군쟁을 상수로 여기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상대보다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는 것이다.
 
손자는 군쟁의 방법으로 우직지계(迂直之計)를 제시했다. 우(迂)에는 '선뜻 나아가지 않고 멀리 돌다, 피하다, 억제하다' 직(直)에는 '곧다, 바르다, 바로'라는 뜻이 있다. 이러기에 우직지계는 돌고 또한 곧게 가는 방도를 전쟁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실행하는 계책이다. 어떤 것을 하거나 어떤 곳을 가는데 직행을 하면 빠르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렇지만 전장에서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이곳엔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수는 똑바르게 하고 가는 것이 빠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돌아가는 것이 빠를 수도 있다는 움직임의 역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직지계를 직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우직지계는 전장의 일반 원칙으로 자리매김해도 충분한 계책이다. 고정 관념을 탈피하는 유연한 사고를 유발시켜 전화(轉化)함으로써 군력 소모를 없애고 전장에 활기를 부여할 수 있어서 그렇다. 물론 실천함에 있어 고난이 따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승리를 거두는데 필요하다면 해야만 한다. 전쟁과 전장의 당위이기에 그렇다.
 
시대와 시기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은 그 어느 곳에서 그 어떤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은 맡은 일을 하면서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며 어려운 형편이나 처지에 놓여 있는 상태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할까'하고 고민하며 그 방책을 찾으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때에 우직지계 원리를 받아들여 실행해보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고 또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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