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대학들, '無 알코올' 원칙 등
실생활에 도움될 만한 프로그램 마련

▲ 충북대학교가 올해 학내에서 오리엔테이션을 연 가운데 학교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거나 교수와의 만남, 프로그램 안내 등 신입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행사로 진행됐다.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 대학들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새로운 환경을 접하는 신입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돕는다는 OT의 원래 목적과 취지와 달리 예기치 않은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새 학기를 앞두고 대학가 OT가 본격화되면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22일 강원도 원주로 OT를 떠나던 금오공대 신입생을 태운 관광버스가 충북 단양 중앙고속도로에서 5m 아래로 굴러 운전기사가 숨지고 44명의 학생들이 부상했다.
 
같은 날 강원도 고성의 한 콘도에서 OT에 참가한 수도권 모 대학 신입생이 밤새 술을 마시고 사라졌다 엘리베이터 기계실에서 손가락 3개가 절단된 채 발견됐다.
 
지난 23일에는 건국대 상경대 2학년생이 신입생 OT를 준비하던 중 술자리에서 동급생에게 성추행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참가비도 적지 않은 부담인 데다 성추행, 신입생 군기 잡기, 공금 횡령 등 OT를 둘러싼 문제가 끊이지 않자 무용론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필요한 추문을 막고 대학 실생활 도움주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학내에서 OT를 실시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충북대학교는 기존 1박 2일 동안 외부 장소에서 진행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형식을 폐지하고 올해 학내에서 즐기는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다.
 
각 단과대학별로 진행된 이번 오리엔테이션은 학과장 등 보직교수 인사와 학생회 소개를 통해 신입생들은 학과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또 학교 홍보 및 다양한 시설, 프로그램 안내, 평생사제 교수님과의 만남 등 대학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와 양성평등교육, 안전교육 등도 진행됐다.
 
미리 체험하는 대학생활도 인기를 끌었다.
 
1박 2일로 진행한 단과대학은 학교 기숙사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동기들과 친목을 다지는 기회를 제공했고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교수, 선배들과 함께 교류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에 앞서 한국교원대는 지난 15∼16일 교원문화관 등 학내 일원에서 2017학년도 신입생과 재학생 1100여명이 참여한 꽃다발 새내기 미리 배움터를 열었다.
 
신입생 OT 성격의 이번 행사는 예비교사가 지녀야 할 자질을 함양하고, 학교생활에 대한 적응을 돕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無 알코올' 행사라는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단순히 웃고 즐기는 이벤트보다 성폭력 예방 교육, 금융특강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으로 채웠다.
 
서원대는 지난 21일 오후 교내 야외음악당에서 2017학년도 입학식과 신입생 OT를 함께 열었다.
 
'DREAM WITH SEOWON-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날 행사에서는 신입생의 어머니가 무대에 올라 팝송을 부르는 등 이벤트를 열어 의미를 더했다.
 
서원대는 2013년까지만 해도 민간 위락시설을 빌려 OT를 진행했다.
 
그러나 각종 부작용이 발생, 이듬해부터 이를 없앤 후 학내에서 OT를 더욱 풍성하게 치르는 방법을 택했다.
 
충청대도 지난 20∼22일 교내에서 OT를 열었다.
 
이 대학은 4∼5년 전부터 학생 안전관리 차원에서 외부에서 진행하는 신입생 OT를 금지했다.
 
교내에서 진행한 올해 OT는 대학생활을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이뤄졌다.
 
일부 학과는 선·후배가 함께 캠퍼스를 돌며 과제를 수행하며 우애를 쌓는 이벤트를 벌여 즐거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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