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준 청주대 교수

[정창준 청주대 교수] 페이스북을 통해서 한 가짜뉴스 제작자가 '트럼프 당선은 내 덕분'이라고 주장하고 나선다. 대선기간 중 자신이 퍼뜨린 가짜뉴스를 많은 유권자들이 사실 확인 없이 쉽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또 카카오톡을 통해 확산된 가짜뉴스로 북한군 특수부대가 청와대 침투훈련을 하고 있는 장면이라며 한글자막까지 띄운 유튜브의 CNN뉴스가 퍼뜨려진다.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대통령 탄핵과 관련하여 영국, 일본의 정치학자 이름으로 한국의 탄핵시위 운동이 북한의 이적단체와 관련된다는 가짜뉴스가 페이스북을 통해 돌아다닌다. 대선을 준비하는 대선주자들에 대한 왜곡된 정보들이 페이스북이나 카톡을 통해서 급속히 생겨나고 유통된다.

 가짜뉴스는 지난해 미국 대선기간 중 심각한 문제로 알려지더니 국내의 탄핵정국과 대선이라는 정치적 혼돈 속에서 마치 비 온 뒤 올라오는 독버섯처럼 여기저기서 올라온다. 이런 버섯은 잘못 먹게 되면 그야말로 정신 나가서 쉰소리 하는 길거리 부랑자가 되기 십상이다. 가짜뉴스는 여러 형태로 교묘하게 생산되는데 하나는 외신 이름으로 내용 전체가 전혀 없는 사실을 날조하고 기존의 영상과 사진을 제작자의 의도에 맞게 편집하고 덧붙인다. 이 경우 해외인사들이 인용되는데 쉽게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보통 독자들은 확인하려들지 않고 평소의 미디어 소비 습관대로 이해하고 넘어가기가 쉽다.

 두 번째는 유명 국내인사들이 대한 악의적인 가짜뉴스인데, 허무맹랑한 내용 또는 사실을 교묘히 왜곡하고 편집하여 만든 것으로 단체 카톡방 등으로 유통된다. 그동안 뉴스 소비자들은 기존 미디어인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통해서 전달 받은 바 정파적인 입장에서 편파적인 내용까지는 자주보고 알고 있었으나, 이제 모바일을 통해 일대일로 각 개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기 시작하면서 내용이 완전 날조되거나 작성자의 의도에 맞게 악의적으로 편집되어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왜 가짜뉴스에 이처럼 쉽게 현혹되는가. 그것은 사진영상의 특성인 현장성과 기록성에 대해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는 미디어 습관처럼 기존의 라디오나 텔레비전에 대해 큰 의심 없이 신뢰하던 습관이 그대로 모바일 미디어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무의식중에 무조건적인 공신력과 신뢰를 보내는 것이다.

 실제로 한 인터넷 방송이 취재한 영상을 보면, 촛불집회에 참석한 이른바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은 서로 자신들에게 전달된 CNN의 북한군 가짜영상을 별 의심 없이 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를 쉽게 믿는 소비자들은 아무래도 새로운 미디어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가 많은 연령층이 많겠지만, 새로운 매체소비행태를 간파한 악의적 생산 유포자들은 이러한 것을 적극 이용해 끊임없이 그들의 의도에 맞는 가짜 뉴스를 생산하고 유포한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관리자들도 미국대선 중 일어난 가짜뉴스 소동이후 여러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하나 뉴스콘텐츠 자체에 대한 진위여부를 판단하는 알고리즘 개발의 어려움 등으로 뚜렷한 해결책은 아직 없다고 한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법적인 조치와 함께 무엇보다도 뉴스소비자 스스로 특히 중요한 사안일 경우, 여러 매체에서 생산된 내용들을 비교하여 판단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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