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트럼프정부의 '대선공약'들이 단계적으로 이행되고 있다. 위대한 미국건설과 보호무역은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앞으로 4년 간 우리경제가 어떻게 돌아갈 것인지 매우 불확실하다. 중국도 보호무역주의 대응방안을 내놓고 있다. 일본은 발 빠르게 미국과 접근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민정책에 대한 행정명령은 자국에서도 저항을 받고 전 세계적으로도 저항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대선공약이행 실천사항들이 세계적으로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위대한 미국을 만드는 것인지 초라한 미국을 만드는 것인지' 비판 여론이 팽배하다. 인종·종교화약고를 건드린 트럼프는 이슬람 7개국 국민 입국을 금지시켰다. 무역·국경에 이어 3번째 장벽을 쳤다. 극우 무슬림에 반감을 키우고 테러 집단엔 반미 선동 명분을 주었다. 미국 언론들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워싱턴포스트는 "행정명령으로 이라크 등 우방과 멀어지고 있으며 미국을 중동의 십자군 전쟁의 주역으로 비난해온 테러 집단에 선전거리를 제공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워싱턴 등 곳곳에서는 "이건 미국이 아니다"라는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워싱턴과 15개주 법무장관은 공동성명을 내고 행정명령은 헌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 메르켈 독일 총리,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등이 우려를 표명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극단주의를 부추긴다고 강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트럼프행정부의 정책전환은 현실이다.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미국이 '갑'이기 때문이다. '을'의 입장인 국가에서는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내 한국인 불법체류자가 23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조속히 강구되어야 한다. 정부는 트럼프 압박에 미국산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대미 무역 흑자 규모를 인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미국산 원자재와 기술집약적 장비 수입을 늘려 대미 흑자폭을 크게 줄이기로 했다.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체결에 속도를 내고 멕시코, 남미 등과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와 기업은 변화무상하게 변모하는 트럼프 정책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길 바란다. 자국의 이익이 무엇인지 철저히 연구 분석하면서 치밀한 대책을 세워나가길 당부한다. 트럼프는 삼성에 "고맙다"며 노골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말로는 고맙다고 했지만 사실상 미국에 삼성공장을 지으라는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투자 압박에다 관세 폭탄, 환율 하락까지 트럼프 3중고가 한국경제와 기업을 괴롭히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중국과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를 연동할 것으로 추측하는 측면이 강하다. 트럼프 발 '환율전쟁'이 우리나라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일본, EU 통화 약세가 우리나라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온 국민이 트럼프 발 악재를 통감하면서 대응책 강구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대권주자들도 '트럼프 악재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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