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마음 아프고 안타까워"
군, 육영수 여사 생가 경비 강화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헌법재판소가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외가가 있는 충북 옥천지역의 주민은 안타까움 속에 결과를 차분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고 육영수 여사 고향인 옥천읍 교동리 한봉수 이장(73)은 "박정희·박근혜 두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컸었는데 이제 상실감이 그만큼 크다"며 "가슴은 아프지만 법과 원칙대로 결정된 만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씨 종친회 육인수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의 어머니가 문세광의 흉탄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는데, 딸마저 탄핵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돼 마음이 아프다"며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났으니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고 흐트러진 민심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룡 옥천문화원장도 "탄핵 결정은 어느 정도 예측했던 일 아니냐"며 "이제는 둘로 갈라져 있는 국론을 하나로 묶고, 국정을 안정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 씨(63·여)는 "박 대통령의 잘못이 있지만 파면은 너무 가혹한 것 같다"고 침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옥천군은 육 여사 생가 주변에 공무원 등 26명의 인력을 배치해 24시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화재와 유사한 사건을 대비한 조치다.

경찰도 형사팀과 기동타격대 8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또 인근 지구대의 순찰 차량 2대를 투입해 순찰횟수를 늘렸다.

경찰 관계자는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뒤 어떤 형태의 범죄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군, 소방서 등과 함께 육 여사 생가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