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 깨고 조성 않기로
초상화에 적힌 임기 수정
동상은 설치… 내년 예산 반영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역대 대통령의 별장인 '청남대'가 관례적으로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붙힌 산책로를 만들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이름을 붙힌 '박근혜길'은 조성치 않기로 했다.

충북도 청남대 관리사업소는 13일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의 산책로 조성 계획이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로부터 지난 10일 탄핵 인용 결정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청남대를 방문한 적이 없다.

청남대 관리사업소는 지난 2008년부터 청남대를 별장으로 이용했거나 방문한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산책로를 조성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인 지난 1983년 지어진 청남대는 여름이면 대통령의 휴가 장소로 사용됐다.

그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남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공약에 따라 지난 2003년 4월 충북도로 관리가 맡겨지며 일반인에 공개됐다.

청남대는 이후 전직 대통령 사연을 담아 전두환(1.5㎞)·노태우(2㎞)·김영삼(1㎞)·김대중(2.5㎞)·노무현 대통령길(1㎞) 등 5개의 산책로를 만들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인 2013년 1월 방문 뒤 3.1㎞ 산책길인 '이명박 대통령 길'이 조성돼 유일하게 현직 대통령으로서 산책길을 갖게 됐다.

이들과 달리 박 전 대통령은 청남대와 특별한 인연이 없어 그의 이름을 딴 산책길 조성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 청남대측 설명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 동상은 역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청남대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르는 10명의 대통령 동상을 대통령 길과 역사교육관 앞 등에 설치해 놓고 있다.

청남대는 박 전 대통령 동상 제작비를 내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청남대는 대통령기념관 내에 설치된 박 전 대통령의 초상화에 적힌 임기(2018년 2월) 수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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