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추운 2016년 크리스마스 날,  성안길은 대통령 탄핵과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약 200M의 길을 매운 그들은 남녀노소가 없었다. 나는 일면식도 없는 이웃들에게 뭉클한 감동과 고마움을 느끼며 그들과 함께 했다. 대전에 사는 지인은 그곳도 많이 모였지만, 서울 광화문의 거대한 촛불에 비하면 인구비율로 따져도 너무 적다고 불평이다. 그러나 난 그 의미를 알고 있다. 뭐 하나를 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며 조심스럽고, 옆에서 큰소리 높여 싸워도 침묵하며 신중하고, 상대방이 화를 내도 한 번 더 참는 그들이 촛불을 든 것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에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법적질서를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촛불을 들었다.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여야 함은 물론, 공무 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라고 탄핵판결문에 밝히며, 최서원(최순실)의 국정개입을 허용하고 은폐한 것, 그리고 미르, K스포츠, 플레이그라운드, 지원 등의 최서원의 사익추구를 지원한 것 등을 인용하였다.

 또한 대통령 담화에서 자신의 입으로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하였음을 밝히며, 법 위배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자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을 인용하였다. 그리하여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대통령 파면을 통하여 국민이 임명한 대통령이 그들을 위해 일하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역사에 기록하게 된 것이다. 감격스럽기 그지없다. 이 감격을 이웃들과 나누며  마지막 한마디 전한다. "충청도 양반들, 그동안 참 고생이 많았유. 이제 우리 꽃길만 걸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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