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항쟁 유족들에게 뭇매
文 "내가 당시 군부에 구속돼
군 복무 때 하필 그가 여단장
安 측 "全에 대한 분노가 빠져"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의 이른바 '전두환 표창'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되는 형국이다.

문 전 대표는 20일 광주에서 일부 시민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이날 광주·전남을 위한 공약 발표에 앞서 '옛 전남도청 보전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원회'가 옛 전남도청에서 진행 중인 농성장을 찾은 문 전 대표는 항쟁 당시 가족을 잃은 한 여성으로부터 "여기가 어떤 자리냐. 전두환 때문에 자식·남편 다 잃은 자리다. 그걸 폄훼·왜곡해서 농성하고 있는데 그런 시점에서 전두환에게 표창을 받았다는 말을 하느냐"는 항의를 받았다.

다른 유족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자신이 한 말의 진의를 설명하면서 유족들을 설득하려고 애를 썼다.

그는 "저는 5·18 전두환 군부에 의해 구속된 사람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군 복무 시절) 그분이 여단장이었다"면서 "그 때 반란군의 우두머리였다고 (어제) 말씀도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주 항쟁의 진상 규명을 지금까지 광주시가 외롭게 해왔는데 이제는 국가 차원에서 위원회를 만들고 백서를 낸다고 말씀드렸고, 5·18 광주정신 가치를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약속드렸다"면서 "광주항쟁에 대해 횡행하는 (왜곡된) 말들에 대해서도 엄벌에 처하겠다고 했다"라고 자신의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안희정 충남지사 측 박수현 대변인은 지난 19일 논평에서 "모 후보의 말처럼 그런 표창장은 버리는 게 맞다.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에 걸린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판했고 김진욱 특보는 "이번 발언이 문제인 것은 전두환에 대한 분노가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 지사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전국민 안식제' 정책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발언 논란과 관련, "애국심에 기초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본래의 취지와 문 후보님의 진심에 대해 존중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다만 "그런 말씀에 대해서 좀 황당해하거나 좀 적절치 않다고 하는 당원들도 있는 게 사실 아니냐"며 "문 후보가 그 당원들도 따뜻하게 어루만져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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