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세월호가 침몰 3년 만인 23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본인양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달 1~5일께 목포신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세월호 인양을 위해 지난 2015년 8월 중국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을 인양업체로 최종 선정, 1년을 예정기한으로 인양작업에 착수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난해 7월 인양작업이 완료됐어야 하나 여러 문제로 인해 여러차례 지연된 끝에 마침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세월호가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낸 시기가 하필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여서 세월호 인양을 둘러싼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단 하루만에 인양할 수 있는 것을 3년 동안 방치한 것은 고의적이라는 의혹부터 인양업체로 선정된 업체의 기술력 문제 등 실체적 근거도 없는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작업은 인양업체가 선정된 2005년 8월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돼 온 것이 사실이다. 다만 세계적으로 유람선을 절단없이 통째로 인양한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인양 과정의 기술적 문제, 또 작업현장이 물살이 가장 센 맹골수도라는 지리적 문제, 일기 악화 등 외부적 요인 등으로 인해 인양작업이 지연돼 왔을 뿐이다.

이에 따라 인양 방식을 변경해 6개월동안 인양받침대 설치와 선박내 기름 제고 등 사전준비작업을 거쳐 양호한 일기 등 외부적 요인을 고려해 인양시기를 결정, 23일 세월호를 수면 위로 들어올린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인들을 비롯해 유가족, 진보단체 등은 마치 정부가 3년 동안 고의로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은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여기에 세월호를 수면 위로 들어올리는 데 성공한 인양업체의 기술력에 문제를 제기하며 인양업체 선정 과정에서도 부정이 있었던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인양작업이 사전 준비과정도 없이 단 하루만에 성공할 수 있는 간단한 작업이 아니라는 사실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인양업체로 선정된 상하이샐비지는 △1900건 이상의 선박 구조 작업 △1000건이 넘는 잔해제거 작업 △2만톤의 해상 유출 기름 제거 등의 실적을 보유한 업체로, 2002년 1만3000톤이 넘는 화물선 인양과 2015년 1만톤 규모의 유람선 인양작업에 성공한 업체다. 만일 인양을 고의로 지연시켰거나 인양업체의 기술력에 문제가 있다면 실체적 근거를 제시해야 함에도, 주관적 판단과 추상적 예측만을 내세워 불필요한 논란만 확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세월호 침몰을 둘러싸고 온갖 논란과 갈등으로 인해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론분열과 사회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근거없는 의혹 제기는 또 다른 분열과 혼란만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세월호 유족 보상과 세월호 인양에 대해 국민들 사이에서 부정적 견해가 상존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

히 국회와 유가족이 추천한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앞으로 10개월 동안 세월호 침몰 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사회혼란과 국론분열을 심화시키는 무분별한 의혹 제기를 자제하고 조사위의 조사 과정을 차분히 지켜보는 것이 안타깝게 희생된 학생들에 대한 국민적 도리라는 점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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