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km 떨어진 목포신항으로 이동 채비
빠르면 내달 4일 인양·거치 공정 완료

침몰 1천73일 만에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가 3년 동안 아픈 상처를 간직한 사고 현장을 떠날 날도 머지않았다.

세월호는 인양이 완료되면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돼 약 87㎞ 떨어진 목포 신항에거치 된다.
목포 신항 이동 채비, 이동 후 고박 해제 및 선체 하역 준비, 선체 육상 거치 등 절차를 거치면 이르면 다음 달 4일 인양·거치 공정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합동수습본부·유가족 시설 목포 신항으로

정부는 세월호 선체가 '무사히' 목포 신항에 거치하면 합동수습본부를 현지에 설치할 예정이다. 진도 팽목항에 있던 유가족 지원 시설도 옮겨올 계획이다.

앞으로는 목포 신항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선체조사위원회가 선체를 수색·조사하게 되면 침몰원인 등 세월호 진상규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색 과정에서 실종자와 미수습자 유품 등의 발견 여부도 주목된다. 목포 신항으로 옮겨지는 세월호를 어떻게 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세월호를 있는 그대로 보전할지, 해체할지, 보존한다면 어디에 둘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살 성인된 생존자들 "친구들아 보고싶다"

2014년 4월 16일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생존학생들은 여전히 배에서 나오지 못한 친구들을 간절히 기다린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3년이 지났지만, 생존학생들은 모범적이고 살가웠던 친구들과 자신보다 제자를 사랑한 선생님들을 하루도 잊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떠오른 23일 생존학생 A(20·여·대학생)씨는 "세월호 인양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하루 빨리 친구들을 만났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생존학생 B(20·대학생)군은 '파란 바지의 구조 영웅'으로 알려진 생존자 김동수 씨가 내려준 소방 호스를 잡고 올라와 가까스로 헬기에 탑승, 안전하게 구조될 수 있었다.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 순간이지만, 성인이 된 지금까지 미수습된 친구와 선생님을 추억하고 기다리는 것은 B군도 마찬가지다.

B군은 "같은 반이었던 (박)영인이는 친구 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느껴질 정도로 친구들에게 잘해줬다. 착하디 착한 친구였다"며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남)현철이, 제자들을 각별히 아끼셨던 양승진 선생님도 잊을 수 없다. 하루 빨리 올라와 만났으면 좋겠다"고 애타는 속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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