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계획면적 64% 그쳐
소득 불확실성·고령화 탓
농가 '갈아타기' 어려워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충북 옥천군이 쌀 생산량 감축을 위해 논에 벼 대신 타 작물 재배를 유도하고 있지만 정작 농가들은 이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신청을 접수한 결과 계획면적 34㏊에 크게 못 미치는 22㏊(64.7%)만 신청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군은 신청 마감 시한을 오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은 지속적인 쌀 생산량 증가에 반해 소비량 감소로 쌀값 하락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에게 새로운 소득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실시된다.

이를 위해 군은 올해 1억2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농업진흥지역 논에 벼 외에 콩, 옥수수, 조사료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 1㏊ 당 3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군은 이들 농가에게 다른 작물 재배에 필요한 영농자재, 농기계 등을 지원한다.

다만 농업진흥지역 논에 벼 외의 작목을 재배하더라도 시설 작물이나 과수, 인삼 등 다년생 식물을 심거나 휴경할 경우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군은 논에 벼 외의 작물 재배를 통해 쌀 과잉 생산에 따른 쌀값 하락을 막고 자급률이 낮은 잡곡·콩류, 조사료 등을 확보할 수 있어 농가소득 증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평생 벼농사를 지어 온 농민들은 타 작물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판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논에 타 작물을 재배했을 때 벼와는 달리 판로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벼는 수매할 곳이 정해져 있지만 타 작물은 생산자가 알아서 처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벼 농가가 타 작물로 전환을 꺼려하는 요인 중 하나다.

또 대체 작물 소득의 불확실성과 농촌 고령화로 기계화율이 낮은 밭작물 재배 기피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청산면에서 벼 농사를 짓는 이 모씨(67)는 "벼 재배농가에게 밭작물을 재배하도록 유도했을 경우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쌀값 폭락의 원인은 쌀을 생산하는 농민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밥쌀용 쌀 수입에 있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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