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대 교수·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이장희 충북대 교수·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노령화시대에서 초고령화시대로 접어 들고 있다. 누구나 이대로는 나라의 발전이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걱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말보다는 실천이 앞서야 하는데 요즘 대선정국에서조차 그 누구도 해법을 찾거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극히 미온적인 대처방안만을 남발하는 등 실효적인 처방이나 장기적인 비전도 없는 듯하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대학은 물론 대학원생 신입생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즐비하다.

10년전부터 예상되어 왔던 적령인구의 감소대책은 없고, 사회복지차원의 영유아 보육비 지급을 전제로 완전경쟁체제로 과잉공급을 초래한 어린이집 유치원도 몇 년이내로 휴폐업이 빈번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대학이 많다고 하는데 누가 대학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 놓았느냐는 시비보다는 초고령화시대 저출산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 하는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작년에는 신생아수가 41만명수준으로 급감하게 되면서 2017년 이후에는 30만명대를 기록하게 됨으로써 올해부터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추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실제 65세이상 노령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대의 고령사회가 되는 것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한달 평균 태어나던 신생아수가 1년새에 사라지게 되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된 것이 현실이지만, 15-49세 여성이 낳는 아기 숫자의 평균치인 합계출산율이 1.17명 수준으로 더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기에 다행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생산가능인구가 3,763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함으로써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인구절벽시대에 출산장려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저출산사회에 대항 적응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제기하고 싶다.

실례로 대학입학정원을 30만명출산구조에 맞추어 1/2로 감축해야하고 군입대 병력 부족으로 인한 직업군인제 확대 도입 등 새로운 사회 판짜기가 요청된다. 정부정책의 대전환도 필요해 청소년층 직업교육을 강화해 대학졸업자 양산에 다른 청년실업을 해고하고 평생교육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임시방편처방으로 마이스터 특성화고에 가면 아무 때나 대학 갈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중등교육정책은 폐기되어야 올바른 직업교육도 되고 대학정원조정도 가능한 것이다.

정부당국의 저출산대책이 ‘여자학력이 높아져 저출산현상이 나타나므로 억제해야’한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는 절대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다. 근대적인 시각으로 유흥업소 자정 영업시간제한, 집에서 무조건 저녁먹고 직장회식 금지, 가정에서 일찍 소등하기, TV프로그램 심야방송금지에다가 셋이상이면 국가에서 평생 먹여살리기 등등 실현여부와 관ㄱP없이 제멋대로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이다.

출산비용 20만원에 홀려서 애 낳기로 결정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발상이 참으로 한심하다. 한 자녀가 대학졸업시까지 양육비 사교육비 등록금 등 4-5억원이 든다하고, 또 노인들은 월평균 300만원이상 있어야 노후생활 가능하다고 보도하는데 노인층은 당연히 지갑 닫게 될 것이고 젊은이도 굳이 애낳으려 할 것인지? 실제자식에게 물려주고 노숙생활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소비침체장기화로 돈이 돌지 않아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자녀들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노인부양부담율이 높아지는 이 나라에 서 굴레를 안고 가야하는지 모르겠다. 일해서 세금을 내야하는 젊은이는 점차 줄어들고 노인인구는 증가해 사회 복지부담이 가중되고, 일선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고 청년실업율은 증가하기만 하는데, 차기 대통령이 트럼프처럼 국수주의로 제한한다면 우리의 공장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일과 육아 병행이 어렵고 생활비나 교육비에 겁먹고 있는 젊은 부부에게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나 안전한 미래 복지사회 건설이라는 희망적인 대선공약 하나 내놓는 후보가 한명도 없다는 것이 우리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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