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충북도가 정부에 서울~세종 고속도로 청주 경유안을 청주시와 공동 건의키로 하면서 그간 적지않은 속앓이를 한 것으로 보인다.

도는 지난 27일 "대한교통학회의 서울~세종 고속도로 수정안이 이달 말 나오면 청주시와 함께 공동 건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도가 서울~세종 고속도로 청주 경유안이 중부고속도로 교통량을 흡수하며 악영향을 끼쳐 우선 중부고속도로 확장안을 먼저 추진하자는 의견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실제 대한교통학회의 청주 경유안 조사에서도 4개 안 중 중부고속도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안은 1개도 없었다.

그러나 청주시가 최근 "단독으로라도 청주 경유안을 정부에 제출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자 도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또 국토교통부가 제3자 제안 공고를 다음달 중 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기적으로도 압박을 받았다.

다른 한편으로 도가 이런 판단을 하게 된 배경에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청주 경유안을 정부에 건의하더라도 KDI가 이를 편익비용률(BC) 산출에 적용시키진 않을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만일 KDI가 경유안 성사 가능성을 보고 재조사 항목에 포함시킬 소지가 있다면 아마도 이번 공동 건의 결정을 내리지는 못 했을 공산이 크다.

도의 이번 결정에 있어 또하나의 요인은 청주시민들에게 도가 반대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염려도 있었을 것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북 지역 전체적인 발전을 고려해야하는 충북도로서는 중부고속도로 확장이 중요하다고 봤다"며 "어찌됐든 청주 경유안이 청주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청주시 의견을 수용해 함께 정부에 건의키로 고민 끝에 결정하게 됐다"고 쉽지 않은 결단이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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