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반적으로 시장을 평가할 때 객관적으로 수치화된 계산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세계 주식시장의 PER이 12~15배 수준이고 국내 시장이 10배라면 저평가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시장은 실제로 저평가 구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정가치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고 안정적이지도 못하다. 왜 그럴까?

최근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은 매우 혼란스럽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중국과의 사드배치 마찰, 일본과의 위안부 문제 등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정치적 이슈들이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문제는 정치적 이슈를 포함한 계량화 하기 어려운 리스크들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그 범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근 시장을 보면 개별적인 이슈로 인해 갑자기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는 종목들이 많다. 아무런 모멘텀도 찾을 수 없었던 종목들이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작은 리스크에도 큰 하락을 보인다.

주도섹터가 없는 가운데 시총 상위 종목들로 일부 자금이 집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은 수급에 의해 큰 편차를 보이는 양상이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필두로 최근 시장의 상승을 이끌었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다른 종목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까?

 

늘 새로운 위기를 겪을 때마다 시장은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인류역사상 최악의 위기로 받아들이곤 한다. 어느 정도의 경중은 있겠지만 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전혀 대응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위기도 결국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물론 일부 상처도 남겠지만 그 이후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투자도 마찬가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시스템화된 자본주의는 생각만큼 이성적이지 못하다 때문에 위기는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다만 투자의 대가들을 되돌아보면 그 과정 속에서 한번의 기회를 잘 잡아 100%의 수익을 내기보다는 보다 큰 상처가 나지 않게 신중하게 운용한 10%의 수익이 결과적으로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펀드에 적용해보자. 어떤 펀드들이 위의 예시에 해당할까?

첫째, 설정기간이 5년 이상 되는 펀드를 찾아 보자. 온라인 펀드시장이 활성화 되어가는 요즘 많은 개인들이 직접 펀드를 알아보고 공부하고 선택한다. 아마도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은 수익률일 것이다. 3개월, 6개월, 1년, 3년 등등. 보통 큰 위기의 사이클은 7년~10년 정도로 보는게 일반적인데, 2~3년의 수익률로는 그 펀드의 운용성과를 평가하기에 다소 부족할 수도 있다. 2~3년의 수익률은 특정 섹터의 변동으로 인해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둘째, 설정액이 일정규모 이상이 되는 펀드를 선택하자. 운용을 꾸준히 잘하면 설정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겠지만, 늘 성적이 좋을 수는 없다. 그럴 때 자금이 이탈하게 되면 포트의 구성도 어려워지고 심한 경우 펀드가 해지되기도 한다.

셋째, 펀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간이투자설명서라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중간에 운용력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이 운용력이 펀드 설정 초기 당시부터의 운용력인지 아니라면 얼마만큼의 기간 동안 운용을 해왔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펀드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운용하는 사람의 철학과 가치관이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으려면 잦은 운용력의 교체는 지양해야 한다.

넷째, 유행하는 펀드는 유행기간에만 잠시 하는 것이 좋다. 펀드를 고르다보면 특정 테마가 눈에띄게 펀드명칭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펀드는 잠깐의 흐름에 편승하는건 좋지만 장기간 보유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펀드 선택 과정에서 수수료를 신경쓰는 분들이 많은데, 수수료라는 것은 같은 수익률이 발생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5%의 수익과 1%의 수수료 8%의 수익과 2%의 수수료는 결국 후자가 더 좋은 결과로 돌아온다. 물론 투자기간이 길어지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이지만 좋은 펀드를 선택하는데 있어 판단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되겠다.

 

<약력>

▲ 최현진 (주)굿앤굿 자산운용팀장.

△국제공인재무설계사 CFP

△(주) 굿앤굿 자산운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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