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

[김진웅 수필가] 지난 3월 24일은 서해 수호의 날이었다.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등 북한의 3대 서해 도발을 상기하면서 서해수호를 위한 희생을 기리고, 국민의 안보의식을 북돋우며, 국토 수호 결의를 다질 목적으로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서해 수호의 날은 백령도 근처에서 1200톤급 천안함 침몰 사건이 2010년 3월 26일 금요일에 일어난 점을 고려해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로 지난해 지정되었다.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해상에서 벌어진 전투이며,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침범으로 발생한 사건으로 서해교전이라고도 한다. 신문과 방송에서 서해 수호의 날 행사 관련 소식을 보니, 문득 천안함 안보체험이 생각났다. 정년퇴직 전에 학교장 연수로 평택 2함대에 전시된 천안함을 견학하는 안보연수를 다녀왔기에 더욱 그 참상을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하려고, 한국을 포함하여 미국, 스웨덴, 영국 등 5개국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를 했다.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한 것'이라고 발표했고,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의장성명으로 채택되었는데도 북한은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 하고, 우리의 일부 정치인과 단체도 북한 주장을 두둔하거나 어떤 조건을 붙여 마지못해 인정하기도 한다니…….

 2017년 3월 26일은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으로 폭침(爆沈)돼 해군 장병 46명이 전사한 지 7년이 되는 날이다. 구조 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한 명도 목숨을 잃었고, 함께 구조에 힘쓴 민간인도 9명이 희생되었다. 북한 도발에 맞서다 서해에서 희생된 전사자들을 추모하고 안보 의지를 다지기 위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이 3월 24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됐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고, 중국은 사드를 트집 잡아 치졸한 보복을 하고, 일본은 독도문제 등 역사 왜곡을 일삼고 있는데도, 아전인수(我田引水)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양상을 보이고 있으니 하나로 뭉치기보다는 분열하고 있는 현실을 걱정을 하고 있는데, 텔레비전에서 보니 어느 대선주자들이 '천안함 배지'를 달고 있어 무척 반가웠다.

 천안함 배지는 한 여고생이 기획하였다고 하니 무척 놀랍다. 어른들은 폭침 원인을 놓고 서로 분열하고 폄훼(貶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학생의 장한 행동을 보고 어른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기도 하다. 디자인은 희생된 해군장병의 상반신을 형상화한 것이라 한다. 또한 연평 1·2차 해전과 천안함·연평도 포격 등 서해를 지키다 목숨을 잃은 모든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천안함 식별표시는 뺐다 하니 고개가 끄덕여지고, 이런 학생들이 있으니 우리나라의 미래도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라는 행복한 미소도 지을 수 있다. 이 배지를 널리 보급하고 많이 패용하며 순국하고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고 서해 수호의 날을 통하여 국가와 안보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