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스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김법혜 스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4월 한반도 전쟁설이 SNS로 급격하게 퍼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이 하겠다",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등의 의미심장한 초강경 발언들을 연이어 쏟아냈다. 그리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로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핵 문제 등을 협의하기도 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와 "한미동맹의 굳건함과 강력한 연대감을 재확인의 계기가 됐다"고 답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는 3월7일에 이어 두 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및 한국 관련 사안에 상당 시간을 할애해 한국과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과 함께 사드 배치를 이유로 미국의 동맹인 한국에 보복 조치를 해선 안 된다는 점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간 정상회담에서 우려되는 것은 북한 핵·미사일 개발이 거침없이 진행될 때 일어날 사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모든 선택지를 검토한다"며 사실상 북한 선제타격론까지 시야에 넣고 있는 듯했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유화적으로 보였던 트럼프 정부가 일변해 미사일 공격까지 한 것을 보면 "독자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이 엄포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한반도가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우리 정부도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트럼프의 발언 수위로는 시리아보다 북한에 대한 경고가 더 강력해 보인다. 이번 시리아 공습은 무엇보다 두 나라 정상회담 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리고 미·중 정상회담 중의 시리아 공습은 북한에 대한 제재에 소극적인 중국에 대한 경고 사인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대북 선제타격도 언제든 실행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오판하지 말아야 하고 중국은 제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라는 압박일지도 모른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강대국들 사이에 신냉전 기류가 거세지는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할 가능성도 크다. 시리아 정권의 후견자 격인 러시아와 이란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영국,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은 일제히 미국의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세계 정세가 이처럼 급박한데도 우리 정치인들의 인식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안보 불감증에 빠져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사드 보복을 하면서도 북한에는 원유 공급 등으로 생명줄을 유지해주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북한이 자위 운운하며 핵과 미사일 도발에서 손을 떼지 않으면 자멸의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북한의 도발이 멈추지 않으면 시리아 독가스 참극의 몇 만 배 되는 재앙이 올지도 모른다. 미·중 정상의 만남으로 북한 문제의 해법을 이끌어내고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할 때이다. 위기설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정부도 "대부분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부인하기에 앞서 확산되는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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