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원광대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정현숙 원광대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 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3주기 되는 날이다. 마침 이날이 부활절인 것도 묘한 우연의 일치다. 3년간의 긴 바다 여정을 마치고 이제 뭍으로 돌아온 세월호와 더불어 304명의 희생자 모두가 우리의 가슴 속에 부활한 것이다. 세월호가 인양되던 날 하늘에 노란색 세월호 리본 구름이 만들어진 것도 민심을 담은 천심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침몰의 순간을 태무심하게 대처한 개념 없는 지도자가 구속되던 날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온 것은 어쩌면 운명이라 여겨진다.

 세월호 침몰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은 지도자의 자질을 본격적으로 의심하기 시작했고, 결국 국정농단 사건의 민낯이 드러나자 토요일마다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세계 역사에 전례가 없는 평화적 시위였던 촛불 집회는 대한민국이 법치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 국가임을 만방에 알린, 주권자의 당당한 의사 표현이었다. 사인(私人)의 국정농단에 동조함으로써 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지도자는 마침내 자연인으로 돌아갔고, 지도자 부재 속에서 국제 정세는 급박하게 돌아가 지금 한반도의 안보와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인 5월 9일은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역사적인 날이다. 탄핵 정국을 이끌어 낸 촛불 민심이 장미대선을 창출한 것이다. 이날 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상처받은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자애로운 사람. 국민의 슬픔과 아픔을 공감할 상식적인 사람. 공과 사를, 충신과 간신을 구별할 지혜로운 사람. 스스로 제왕이 아닌 국민의 머슴임을 깨달은 사람. 지금 우리에겐 이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지도자의 무능, 오만, 그리고 독선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우리는 처절하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더하여 훌륭한 지도자를 구별하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 그의 인간성이다. 그 사람이 살아온 길이 곧 지금 그 사람의 모습이다. 특권 의식에 사로잡힌 사람은 국민과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서민과 더불어 살아온 사람만이 서민의 애환을 이해할 수 있다. 둘째, 그의 정책이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기 위해 정책의 현실성을 따져 보아야 한다. 정책이 실천 가능한 것인지, 정책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주변 세력들이 그를 도울만한지를 두루 살펴야 한다. 설사 그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 줄 수는 없어도 최소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아는지, 민주주의 사회로 가는 길을 알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언론은 유권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공정한 잣대로 후보를 제대로 검증하고 정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언론 본연의 의무다. 유권자들은 슬기로운 지도자를 뽑는 이 중차대한 일에 적극 동참하자. 지난 5개월간 촛불  집회에서 보여준 그 뚝심으로 다시 한 번 지혜로운 선택을 해 보자. 향후 5년 그리고 그 후 대한민국의 미래가 내 손에 달려 있다는 사명감으로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여 국민의 권리를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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