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서병철 제천·단양 국장

[충청일보 서병철 제천·단양 국장]  이근규 제천시장과 앙숙인 김꽃임 제천시의원이 시정질의에서 또다시 설전을 벌여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충북 제천시의회 본회의장. 시정질의에 나선 김 의원이 "공직자들이 인정하지 못하고 공감받지 못하는 승진은 사기 저하나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이 시장은 "인사요인을 가지고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시장이 최종 결정을 한다"고 자세히 답변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인사 및 승진 건에 대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보다못한 이 시장이 "(김 의원에게)호의적이지 않다고 해서 너무 개인을 놓고 이렇게 길게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아무리 질문답변이라고 해도 도를 넘어서면 안된다"고 얹찮아 했다.

이에 김 의원이 공무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설명을 하려하자 이 시장이 "실명을 공개하지 마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김 의원이 계속해서 인사문제를 제기하자 이 시장이 "의원님이 공감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그 정도로 하자"고 몇번에 걸쳐 부탁을 했다.

이후 몇차례 설전이 오가는 과정에서 김 의원이 "그때 그 인사가 상식적인 인사였냐"고 따져 물었다.

"특정공직자를 오랫동안, 그것도 하위직 공직자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렇게 하는게 아니다"라며 이 시장은 "의정활동을 그렇게 하면 곤란하다"고 답변을 일축했다.

이 말에 화가 난 김 의원은 "시장님! 죄송한데 저한테 가르치지 마세요”라고 하자, 이 시장이 곧바로 "야단치는 것 입니다"로 맞대응 했다.

시정질의가 감정싸움으로 격화되자 급기야 김정문 의장이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가 선포됐음에도 이 시장은 단상을 서성이며 "시의원이 무슨 만능의 권한을 가진 것 아니에요. 사람 인격이 있는 것이지. 하위 공무원한테 뭐하는 거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질세라 김 의원도 "시장님 저는 시장님한테 야단 맞을 이유도 없고요. 가르치지 마세요"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격앙된 말투로 "야단맞아야죠. 후배잖아요, 후배"라고 소리쳤다.

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정회선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시장이 몇분간에 걸쳐 언성을 높이자 방청석에 있었던 한 시민은 "얼굴이 화끈해 혼났다"고 전했다.

정계에 관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답변에 나선 장관이나 정부관계자를 혼내는 일은 있어도, 시장이 공식석상에서 의원을 야단친다는 것은 보다 처음 보는 일"이라며 고개를 연신 흔들어 댔다.

그는 "이를 그냥 지켜보고 있던 동료의원들도 문제가 있다. 이래서 어떻게 시민의 대표라 운운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싸잡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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