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축제 방문객 늘었지만
농원에 팔다남은 재고 수북
매출, 전년比 20~30% 감소

▲ 충북 옥천군 이원묘목유통센터 인근의 한 농원에 팔다 남은 묘목들이 빼곡하다.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경기 침체 등 여파로 올해 옥천 묘목축제 방문객들이 전년보다 많이 몰렸지만 매출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묘목유통센터 인근 농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개최된 옥천묘목축제 기간 중 팔리지 않은 재고 물량이 품종에 따라 30~50% 쌓여 있다.

이렇다 보니 식목 시기가 지난 묘목은 내다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팔다 남은 묘목은 가식해 내년에 팔 수도 있지만 인건비가 더 들어 폐기 처분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올해 묘목축제에 전국에서 4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지만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영향으로 배·복숭아 등 과일 소비가 급감하면서 해당 묘목 판매도 급감했다.

인기 과수를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이런 분위기마저 실종돼 묘목 값이 20% 가량 떨어졌다.

절반 가까이 하락한 품목도 있다.

농촌의 고령화와 과일값 하락으로 품종을 갱신하고 작목을 전환하려는 농가수가 크게 준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건설경기에 민감한 조경수 등은 거의 팔리지 않아 재고로 남아 있다.

이런 영향으로 농원의 매출도 전년보다 20~30% 줄었다.

경제난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지자 대량 구매 보다는 주말농장이나 텃밭에 심을 수 있는 화초류 소량 구매 소비자가 증가한 것도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이번 묘목시장에서는 아파트 등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2만~3만원 대의 수국, 라일락, 목단 등 화초류가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배·복숭아 등 전통 과일의 묘목 판매가 시들한 반면 체리·비타민나무 등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들 외래 수종을 찾는 소비자가 급증해 묘목 값이 전년보다 20~30% 올랐다.

김외식 옥천이원묘목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예년과 달리 올해는 배와 복숭아 등 인기 품목과 신품종을 문의하는 농가들이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며 "일부 수종은 재고가 많다보니 밑지고 파는 경우도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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