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방과후 수업 강화
이주자 임대 주택 제공도
올 신입·전학생 2명 늘어

▲ 전국 100대 교육과정에서 우수학교로 뽑힌 옥천 군북면 증약초등학교 대정분교 학생들이 방과후 놀이 활동을 하고 있다.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학생 수가 적어 통·폐합 위기에 내몰렸던 농촌지역 초등학교가 맞춤형 방과 후 수업 운영으로 학생 수가 늘어나는 등 공교육 모범사례로 거듭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옥천교육지원청 따르면 군북면 와정리에 위치한 대정분교는 1939년 대정국민학교로 개교했지만 학생 수 감소로 1993년 증약초등학교 대정분교로 격하됐다.
 
더구나 지난해 전체 학생이 10명에 불과했고, 신입생이 한명도 없을 정도로 쇠락했다.
 
그러나 교사들의 헌신적인 방과 후 학교 활동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올해 신입생 1명이 입학해 단절될 뻔했던 78년 역사의 명맥을 다시 잇게 됐다.
 
자녀교육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는 대정분교 인근에 방을 얻어 전학시키기까지 했다.
 
내년에는 대전에서 거주하는 A씨가 아예 이사를 와 자녀 2명을 병설유치원에 입학시키기로 했다.
 
대정분교의 변화는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이 사라진다는 위기감에서 교사와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정성을 쏟은 결과다.
 
대정분교와 함께 연합교육과정(꿈프데이)을 운영하는 증약초는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소규모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 교육과정을 학생 맞춤형 교육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행복한 방과 후 지원사업과 학교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사업 등 각종 공모사업에서 선정돼 1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플롯, 피아노, 바이올린 교습을 포함한 14개 수업을 방과 후 지원사업 예산으로 운영해 전교생이 전액 무료로 배우고 있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해 교육부에서 주관하고 전국 초·중·고 949개교가 응모한 전국 100대 교육과정에서 우수학교로 뽑혔다.
 
주민들도 학교 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지역 기관·단체는 아이키우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에 일조하고자 올해 증약초 입학생 13명 전원에게 계좌당 5만원이 든 '새싹통장'을 만들어 선물했다.
 
해마다 졸업·입학식 때 장학금도 전달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마을회관 2층을 주택으로 리모델링해 저렴한 임대료로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의 전입을 유도하는 등 크고 작은 후원들이 이어지고 있다.
 
양순원 교장은 "대정분교를 살리기 위해 주민과 교사가 함께 노력해 얻은 결실"이라며 "차별화된 방과후 교육 등이 호응을 얻은 만큼 앞으로도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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