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재미도 제철… 미식가 유혹

[당진=충청일보 최근석기자] 당진을 대표하는 봄철 먹거리 중 하나인 실치 잡이가 제철을 맞이해 한창인 가운데 당진 장고항에서 실치축제가 29일 개막한다.
 
실치의 고장 석문면 장고항 마을에서 처음 먹기 시작해 지금은 당진의 9미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실치는 10여 년 전부터 미식가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봄철 미각을 돋아주는 별미로 꼽힌다.
 
보통 3월 하순에 처음 잡히는 실치는 육질이 연해 회로 먹기 어렵고 4월 초순부터 잡히는 실치가 회로 먹기에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5월 중순이후에는 실치의 뼈가 굵어지고 억세져 회로 먹기에 적당하지 않아 지금이 실치회를 맛보기에 제격이다.
 
당진에서는 갓 잡은 실치에 오이, 당근, 배, 깻잎, 미나리 등 각종 야채와 참기름을 넣어 양념을 한 초고추장에 금방 무쳐낸 실치회무침으로 주로 요리해 먹는데, 실치는 그물에 걸리면 1시간 안에 죽어버리는 탓에 장고항 산지가 아니면 회로 맛보기 어렵다.
 
29일∼30일 장고항 일원에서 열리는 실치축제 기간 동안에는 한 접시에 가격이 2만5000원정도 하는 실치회무침을 무료로 맛볼 수 있는 시식회를 비롯해 맨손 고기잡기 체험과 장고항 특산물 퀴즈, 농·특·수산물 깜짝 경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실치축제를 즐긴 다음에는 장고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인근 왜목마을이나 마섬포구로 간재미를 맛보러 들러보길 권한다.  

실치와 더불어 당진의 9미(味) 중 하나인 간재미는 충청도와 전라도 등지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가오리의 사투리로, '갱개미'로도 불리며 생김새는 홍어와 닮았다.

간재미는 서해안에서 1년 내내 잡히고, 사시사철 맛 볼 수 있는 어종이지만 산란기인 여름이 되면 뼈가 단단해지고 육질이 질겨져 2월∼6월이 제철로 알려져 있다. 당진에서는 실치와 마찬가지로 간재미를 껍질을 벗겨 미나리와 깻잎, 오이, 배 등을 썰어 고추장에 버무려 회무침으로 즐겨 먹는다.
 
시 관계자는 "이제 곧 5월이 되면 실치는 회로 맛 볼 수 없어 1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바다가 선물하는 봄의 향기를 맛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번 주말 당진의 해안마을에 꼭 들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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