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충청일보 고영호기자]"모둠 숙제로 '면담하기'가 있는데 도지사님을 면담 해 보고 싶습니다."

지난 17일 오후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당돌(?)한 내용의 이메일 한 통이 불쑥 도착했다.

태안 화동초 6학년 1반(담임교사 이성재) 이주은 학생이 국어 교과 '면담'단원 '모둠' 숙제 해결을 위해 안 지사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인데, "이번 주 안으로 해주셨으면 한다"며 '데드라인'까지 설정했다.

도정 안팎 현안으로 일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이번 주’라는 말에 잠시 망설이던 안 지사는 “일정담당 비서님이 연락드릴 거예요”라며 전화번호를 요청했고,  이주은 학생이 이메일을 보낸 지 9일 만인 지난 26일 면담이 성사됐다. 도지사 접견실에서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35분 동안 진행된 면담에는 지도교사 없이 이주은 학생을 비롯, 전혜성·윤소연·이윤하 학생 등 4명의 모둠원들만 참여했다.

모둠 숙제 주제에 따라 “도지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 싶었다”며 면담 요청 배경을 설명한 학생들은 “발표자료 제작을 위해 녹음, 동영상 및 사진 촬영을 하겠다”며 안 지사의 동의를 먼저 구했다.

이어 진행된 학생들과 안 지사의 질의답변은 여느 기자회견 못지않게 빈틈없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도지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와 정치인의 꿈을 갖게 된 시기, 도지사에 당선됐을 때 기분, 그동안 해 온 일과 보람, 아쉬운 점, 앞으로의 계획 등 14개의 질문을 쏟아냈다.

"대통령에 다시 도전 할 것이냐"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대한민국 정치인으로 좋은 정치인이 되고, 좋은 나라, 좋은 정부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준비한 질문을 모두 마친 뒤에는 안 지사가 학교 생활을 묻는 등 대화를 나누며 “책을 많이 읽고, 운동을 많이 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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