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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0주년신찬인 수필가·전 충청북도의회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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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1  14: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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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인 수필가·전 충청북도의회사무처장]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의 감미로움이 차안에 가득하다. 노래의 중간 중간에 DJ가 소개하는 청취자들의 사연 또한 사람 사는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오늘의 사연은 결혼 10주년인데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그러자 누군가는 여행이 최고라고 했고 누군가는 장인과 장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얘기에 빠져 있다가 불현 듯 오늘이 며칠이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맘 때 즈음이면 나도 결혼기념일인데 하는 생각에 기억을 되살려 보니,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이다. 그것도 30주년이다. 결혼을 하고 얼마간은 결혼기념일인데 아무 관심도 없느냐는 아내의 핀잔을 듣고는 했었는데, 이제는 아내도 잊고 지내는 바로 그 날이다. 오늘만큼은 그냥 보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어떻게 할까 마음이 급해진다.

  레스토랑은 어디가 분위기가 있을까? 주말에 여행이라도 가자고 할까? 그래도 30년 만에 처음 하는 결혼기념 행사인데 그럴듯한 게 없을까, 이런저런 궁리를 해 보았다. 30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참 열심히도 살아왔다. 늘 바쁜 부서에서 근무하느라 휴일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비싼 술집의 언저리에는 가보지도 않았고, 가족들과 그럴듯한 여행 한 번 제대로 못했다. 먹고 싶은 거, 쓰고 싶은 거 참아가며, 아이들도 키우고 집도 장만하고 했다. 모든 것이 스스로 열심히 살아 왔고 운도 따라 주었기 때문이리라.

  그러다 문득 '누군들 열심히 살지 않으려 했을까'하는데 생각이 미치면서, 내가 세상으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받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의미 있는 것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결혼30주년을 행복하게 맞이한 것에 대한 작은 보답이라도 누군가에게 하기로 했다. 어린이후원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정기후원을 신청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아내는 "당신 멋져요"라고 회신해 주었다.

  우리 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산다. 개중에는 잘난 사람도 있고 그만 못한 사람도 있다. 건강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금수저도 있고 흙수저도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모습이 다 같지는 않다. 신체적 장애, 가정적 결함, 고령과 경제력 상실로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되었다. 새로운 정부에서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는 사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서로를 배려 할 수 있는 제도적 틀과 사회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데 힘써 주었으면 한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한다.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이라는 안도현 시인의 시를 떠올려 본다.

결혼30주년, 지난 시간들에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잠시나마 이웃을 돌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아내에게 줄 꽃 한 다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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