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지역 득표율서
진보 문재인 후보 1위 차지
동남부 4군서 유일한 승리
통합론 등 향후 판도 요동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서 충북 옥천지역 정가는 이번 대선 표심이 내년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셈법 계산에 분주하다.

5·9 대선 결과 옥천지역 표심이 역대 선거에서 보여줬던 보수 성향에서 탈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 정치지형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구인 동남부 4군 중 유일하게 옥천군 표심이 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 준 것도 지역 정치권에서 주목하고 있다.

옥천군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옥천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750표 앞섰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보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으나 1년여 만에 표심이 민주당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는 1만1181표(33.7%), 홍 후보는 1만431표(31.4%),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7465표(22.5%)를 획득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905표(5.7%)를 얻어 1552표를 득표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앞섰다.

민주당은 전통 보수층이 강한 옥천에서 한국당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령층이 많은 면지역에서는 홍 후보가 이겼으나 옥천읍의 득표율 차가 8.7%p를 기록해 전체적으로 문 후보 1위의 결과가 나왔다.

지역 내 조직력에서 열세였던 국민의당도 안철수 바람을 타고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안 후보의 옥천 득표율은 22.5%로, 전국 평균(21.41%)과 도내 평균(21%)을 웃돌아 정치적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한국당은 탄핵 정국에서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8개 면지역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보수층 결집의 동력을 확인했다.

이 같은 기류는 옥천군의회 의석 수의 변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5석, 민주당 1석, 무소속 2석을 차지했으나 무소속 의원들이 거취를 결정하면서 3당 체제로 재편됐다.

현재는 한국당 4석, 민주당 2석, 국민의당 2석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정가의 최대 관심사는 중도·진보 약진의 흐름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지 여부다.

기간이 1년 이상 남은 데다 최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등 예측할 수 없는 돌출 변수가 나올 수 있어 진보·보수의 유·불리를 쉽사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급변하는 정치판에서 진보 강세의 분위기가 내년까지 지속될지 여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정치적인 변화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의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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