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지도자의 자질에 대해서 말할 기회가 많다. 사회에는 크고 작은 조직 속에 그 조직을 이끌어가는 지도자가 많고 지도자와 참모의 자질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된다. 논어(論語)에 위정이덕(爲政以德)이라고, "북극성이 제자리에 있는데 별들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것과 같이 지도자들은 덕(德)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이르고 있다.

 사기(史記)의 회음후열전(淮陰候列傳)에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한 고조(高祖)인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고 한(漢)나라에 가장 위험한 존재로 한신(韓信)을 생각하고 항우의 모사였던 종리매(鍾離昧)를 숨겼다는 이유로 한신을 잡아 왕(王)을 후(侯)로 강등시킨 후 어느 날 잡혀온 한신 에게 여러 장수들의 능력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었다. 고조는 한신에게 "나는 어느 정도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한신은 "폐하께서는 십만 명 정도의 군사를 거느릴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그대는 어느 정도 거느릴 수 있느냐"고 고조가 묻자 한신이 "신(臣)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좋다(신다다이익선이, 臣多多而益善耳)"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 고조(高祖) 유방이 어이없는 듯 웃으며 "다다익선(多多益善)인 그대가 왜 내게 잡혀 왔는가"라고 묻자. 한신은 "폐하께서는 군사를 거느리는 데는 능하지 않지만 장수를 거느리는 장으로서의 자질이 있습니다. 이것이 신하가 폐하에게 잡힌 이유라"고 대답했다.

 지도자는 참모들과 다른 많은 자질을 필요로 한다. 장수는 졸병들과 숙식(宿食)을 같이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도자는 청탁현우(淸濁賢愚)를 가리지 않고, 넓은 가슴으로 조직원들을 포용할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조직을 이끌어 가는데 네편 내편 가르는 편 가르기 식(式)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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