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버지에게 속상한 마음을 털어 놓거나 조언을 구하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 그리고 나면 어느 새 마음도 평온해지고, 해결의 실마리도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내가 농을 해도, 중년의 나이와 상관없이 아버지 눈에는 마냥 귀엽게만 보시니 이보다 즐거운 일이 없다. 내가 고민을 얘기하면 아버지는 절대로 중간에 말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듣는다.

 사랑이 지나친 나의 어머니는 내가 첫 문장을 떼기도 전에 "왜 그랬냐?", "그때는 이렇게 해야 한다."라며 꾸짖음과 해결책이 동시에 내 놓으시니, 결국은 도움이 되더라도 조심스럽다. 그러나 끝까지 듣는 아버지는 나에게 질문을 하시고, 상대방의 입장을 객관적이고 분명하게 내가 볼 수 있도록 알려주신다. 그리고 부족한 내가 놓치기 쉬운 절차며, 세상 돌아가는 이치까지 주석으로 더해주시니, 든든하다.

 나는 가족들에게 아버지와 대화하는 법을 얘기하고 싶다. 첫째, 아버지들과 대화하려면 단어를 사용할 때 그 사건이나 객관적인 상황에 대한 전달이 되는 것이 좋다. 둘째, 아버지와 대화할 때는 어른스럽게 얘기하자, 어머니에게서처럼 응석부리는 맛은 없지만, 차분하고 진지하게 대화 하다보면, 배우는 것이 매우 많다. 셋째, 아버지의 인생을 인정해 드리자. 아버지들은 내가 어떤 일을 해면서 살아왔고,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시간들이 그 분들의 훈장이다.

 우리 먼저 아버지에게 다가가서 대화를 하다보면, 5년 10년 걸릴 것들을 한 번에 배울 수 있고, 내 눈이 넓어진다. 젊은 자녀들이여, 멀리서 멘토 찾지 말고, 영원한 내편인 아버지에게 배워라. 당신의 인생이 바뀔 것이다. 혹 만약 아버지가 안 계신다 해도 걱정할 것은 없다. 주변의 훌륭한 어른들을 아버지처럼 생각하며 대화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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