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3철·최재성 등
"역할 여기까지" 2선 후퇴
출국 또는 백의종군 선언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문재인 대통령의 곁에서 정권교체의 문을 연 친문(친문재인) 직계 및 최측근 인사들이 잇따라 전면에서 물러나 먼 곳으로 떠나거나 백의종군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개국공신들의 '2선 후퇴'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을 내걸고 국민 대통합·대탕평 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그 공간을 활짝 열어주겠다는 차원에서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문 대통령의 2012년 대선 도전 당시 비서실장을 맡으며 본격적 인연을 맺은 충북 청주 출신 노영민 전 의원의 행보다.

노 전 의원은 당초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거론됐으나 주중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북핵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중책을 맡긴 것이지만, 일단 직접적 국정운영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게 됐다.

노 전 의원을 포함, 친문 원년멤버들 상당수도 "새 정부 1기 내각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이심전심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 이른바 참여정부 청와대 참모 출신인 '삼철'의 거취도 최대 관심사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거론되다 인사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이후 행보를 놓고 이목이 쏠렸던 양 전 비서관은 16일 새벽 지인들에게 "그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 제 역할을 딱 여기까지"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조만간 뉴질랜드로 출국해 장기간 외국에 체류할 것이란 전언이다.

앞서 부산 출신의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날인 지난 10일 주변 인사들에게 보낸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며 출국했다.

이들과 함께 '3철'로 꼽혀온 전 의원의 이후 행보도 관심을 모은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친 율사 출신의 전 의원은 현재 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으며, 법무장관 후보 하마평에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들 외에 청와대 참모그룹 가운데 소문상 전 정무비서관도 '생업'으로 돌아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新)친문'의 대표적 인사로 선대위 종합상황 1실장을 맡았던 최재성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인재가 넘치니 (저는) 비켜있어도 무리가 없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여권 관계자는 "측근들이 모여 결의한 차원이 아니라 대통령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에서 각자 스스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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