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자유한국당이 대선 패배 이후 처음 소집한 16일 의원총회에서 정우택 원내대표의 비상 지도부가 교체돼야 한다는 의견이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정 원내대표는 이 같은 교체론을 당장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태흠 의원(보령·서천)은 의총에서 "반성만 하고 있으면 안 된다. 반성과 미래 비전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새 원내대표를 정해 새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가 물러나고 차기 원내대표 체제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요구다.

김 의원은 "(대선 패배의) 책임 차원이 아니다"며 "대선이 끝났고, 국가 운영 시스템도 바뀌었고, 국회도 여야가 바뀌었으니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충남 청양출신 윤상현 의원(인천 남 을)도 "선거 한 번 끝나면 새로운 지도부가 길을 열게 해 주는 게 정도(正道)"라며 "(전대 시기도) 다음 원내 지도부가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춘천)은 "우리 당은 대선 패배 이후 책임지는 분이 거의 없다"며 정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이번 선거에서 어떤 지도력을 발휘했느냐"고 따졌다.

정 권한대행은 이런 의견이 나오자 "당을 위한 고언(苦言)에 고맙다"면서도 교체론을 수용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교체론은) 한두 사람이 얘기했는데, 큰 반향은 아니다. 선거 끝나면 대개 나오는 이야기"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른 참석 의원도 "14명의 발언자 가운데 교체론은 3∼4명에 그쳤다"고 전했다.

정 권한대행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으니 구체적으로 답변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며 "저희 당이 갈 방향을 잘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무래도 지금 전대를 빨리하면 좋겠다는 뜻이 많이 담긴 것 아닌가"라며 "6월 임시국회가 있는데, 그중에 전대를 열기는 어렵다. 7월 개최를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원내대표를 계속하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그만두고 당권에 도전해야 하는 건지, 개인적 생각은 할 수 있지만, 대외적으로 당권 도전 운운하는 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