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식 의원, 기자회견 열고 녹취록 공개
"市·업체가 공모하고 함정에 빠뜨려"
부시장 "근거없는 모욕… 수사 의뢰 검토"

▲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신언식 청주시의원이 자신을 협박했다며 지목한 당사자인 청주시의회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이 17일 도시건설위 전문위원실에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신홍균기자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특혜 의혹이 제기된 폐기물 처리업체 임원과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청주시의원이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의혹 해소는 커녕 상황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신언식 의원과 한병수·김용규·박금순 등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은 17일 오후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 의원의 해외 골프여행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자유한국당 소속) 안성현 도시건설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8일 열린 1차 추경예산 심의에 앞서 신 의원에게 ES청원 본부장과의 해외여행을 문제 삼았다"고 한 뒤 "이를 빌미로 매립장 관련 예산 통과에 협조하지 않으면 여행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강요했다"며 관련 전화통화 녹음과 녹취록을 공개했다.
 
신 의원이 이날 공개한 지난달 20일의 녹음과 녹취록에 따르면 신 의원과 안 위원장은 문제가 된 여행에 대해 추경 심의 후 전화로 옥신각신했다.
 
안 위원장은 "특혜 의혹이 있는 업체 사람과 해외에 갔다 온 행동에 대해 원칙이 잘못됐다고 본다"며 "관내 기업인과 시의원이 밖에 나갔다는 자체가 잘못됐다. 그걸 아셔야 한다. 언론에서 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원이 "그걸 빌미로 나를 협박하느냐"고 따지자 안 위원장은 "협박이 아니라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맞받아쳤다.
 
회견에 나선 의원들은 "안 위원장의 발언은 의원의 자유로운 의사를 방해하고 의사결정을 왜곡시키려는 범법 행위"라며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안 위원장이 해외 골프여행 사실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던졌다.
 
특히 시와 ES청원이 공모 내지는 내통·유착해 신 의원을 필리핀으로 유인, 함정에 빠뜨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 과장·이 본부장의 지난달 18일자 통화 녹취록을 추가 공개했다.
 
추가 녹취록에서 이 본부장은 안 위원장이 신 의원에게 한 발언에 대해 김 과장에게 "공갈협박 밖에 안 된다. 시에서 고의적으로 한 것 밖에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잘못되면 시에서 우리보고 시켰다고 하겠다.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김 과장은 "내가 본부장을 믿는다"며 달랬다.
 
하지만 이들은 이 녹취를 누가 어떻게 했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출처를 묻는 기자들에게 "묻지 말라. 녹취는 제3자가 했다. 그렇게만 아시라"며 답을 피했다.
 
신 의원은 앞서 공개한 20일자 녹취록에 대해선 "녹취를 하기 위해 내가 안 위원장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회견에서 신 의원 등은 황영호 의장에게 일련의 사실관계를 조사할 '매립장 조성 관련 조사 특별위원회' 구성과 안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청주시는 신 의원의 주장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범석 부시장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신 의원이 근거 없이 청주시와 업체의 유착 관계, 공모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예산 처리에 부정적이라고 해서 그 시의원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업체와 공모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강조했다.
 
이 부시장은 신 의원이 제기한 음모론에 대해 "시와 직원에 대한 모욕이다. 수사 의뢰를 포함한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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