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자신이 특혜 의혹을 제기한 업체 임원과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청주시의회 소속 신언식 의원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요구되고 있다.신 의원은 오창지역 폐기물처리장 조성과 관련, 청주시로부터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해 온 폐기물업체 임원과 필리핀으로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
신 의원은 오랜 친구들과 예정된 골프여행에 해당업체 임원이 동행하는 것을 알고도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것은 사실이나, 폐기물처리장 조성과 관련한 어떠한 로비도 없었으며 비용도 각자 부담한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 의원은 오히려 폐기물처리장 조성과 관련해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위원장인 안성현 의원이 이를 빌미로 예산 통과에 협조할 것을 강요했다며 협박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청주시와 해당업체가 자신을 옭아매기 위해 공모했다는 황당한 주장도 제기했으나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해명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선 신 의원이 이같은 의혹의 근거로 내놓은 안 의원과 통화내용을 살펴보면 협박이라고 하기보다는 부적절한 신 의원의 행동을 지적한 것에 불과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매립장 관련 예산 통과에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청주시와 해당업체가 공모했다는 주장은 더욱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청주시와 해당업체간 공모 의혹을 주장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내놔야 하지만, 신 의원이 근거로 제시한 청주시 관계자와 해당업체 임원간 통화 내용만으론 부족하다.
더욱이 청주시 관계자와 해당업체 임원간 통화내용을 3자가 녹취해 공개했다면 이는 명백한 실정법 위반으로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신 의원은 녹취록의 법률적 적정성 여부나 누가 녹취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못하고 있다.
녹취 자체가 비정상적인 수단을 통해 이뤄졌거나 불법이라는 점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나 다름없다.
명확한 근거도 없이 공공기관인 청주시의 공모 내지는 유착 의혹을 제기한 것은 청주시의 행정 공신력을 실추시키고 공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심각성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이에 따른 법적·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또 하나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오랜 친구들과 예정된 골프여행이라면서 경비를 폐기물업체 임원 계좌로 송금했다는 사실이다.
정상적이라면 동행한 친구 계좌로 입금하거나 항공사나 여행사 계좌로 입금했어야 옳다.
이는 나중에 문제가 됐을 경우 자신이 폐기물업체로부터 경비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증빙하기 위한 의도성이 크다는 점에서 오히려 또 다른 의혹만 더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자신이 특혜 의혹을 제기한 업체 임원과 부적절한 해외골프여행을 다녀왔다는 실체적 사실이다.
이는 어떤 명분으로도,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경찰이 이와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만큼 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상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
이에 앞서 신 의원은 자신의 부적절한 행태에 대해 이런저런 의혹을 제기하며 정당성을 주장하기보단 시민 앞에 사과하는 책임있는 자세부터 보이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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