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아파트 매매가격 6주 연속 상승세
충북 등 인접지 '빨대효과' 가속화 우려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충청권 부동산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들썩이는 반면, 충북을 비롯해 인접 지역에서는 '빨대 효과'가 가속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4월 17일 이후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행정수도 완성' 등 충청권 공약이 발표된 3월 중순 이후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한 적은 없다.

당시 문 대통령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세종시를 실질적인 행정중심도시로 완성하고 행정수도의 꿈을 키우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후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국회 분원 설치, 행정자치부·미래창조과학부 이전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기대심리가 부동산 시장에도 반영되면서 세종시 아파트 가격도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114의 시세 자료에서도 세종시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1월 말 약 811만원에서 지난 26일 기준 885만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전국의 투자자들이 세종시를 주목하면서 매매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전언이다.

세종지역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인접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해 '11·3 대책' 이후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충북 등 인접지역 부동산업계는 과열시장 억제대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도 전에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며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충북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15년 10월 이후 단 한 번도 상승세를 타지 못했고, 지난해 11월 21일부터는 27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3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으로 세종시를 비롯한 투기·과열지구에 청약·전매제한 강화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 효과도 크지 않았다.

현재도 미분양이 넘쳐나고 입주물량은 계속 쏟아지는 등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세종지역으로 수요가 몰릴 경우 인접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는 불 보듯 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충북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직장 등 이유로 실거주 목적의 매수자들이야 큰 변화가 없겠지만 투자세력의 경우 세종시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며 "충북지역 부동산 시장도 이제 막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세종시 부동산이 살아날수록 인접지역은 침체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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