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련 사회복지사

[정혜련 사회복지사] 현대사회에서 부당한 일을 당했을 경우나, 혹은 내가 잘못했을 때 그 잘못 만큼이 아니라 그 이상의 조치가 있다고 느껴질 경우, 힘없는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나도 이런 일을 겪었었다. 그 과정에서 인권, 폭력예방, 인간존중의 가치를 항상 생각하는 직업을 가진 내가 막상 일이 발생하자, 내가 감수하고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되도록 일이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을 인내하고, 소통하려는 내 노력과 상관없이, 강요되는 과정들은 고통이었다.

 인권을 가치에 두고 일하는 내가 내 인권과 건강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은 자괴감마저 느끼게 만들었다. 몸은 약해지고, 혈압이 위험수치까지 올라가고, 내가 지향하는 가치로 내가 대우받지 못하는 괴리감은 고통에 고통을 더하였다. 나는 시민들에게 교육했던 '나의 인권'을 중심으로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점검하였다. 인권이란 '사람이 개인 또는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행사하는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이다. 부당한 상황을 점검하는 첫 단추는 국가와 사회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나의 자유와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권은 보편적이며, 고유성을 지니고, 항구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권은 정부권력 등 외부의 침해를 당하지 아니한다는 불가침성이 있다. 내가 원하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루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모든 것을 사과하고 내가 감수해서 마무리하는 소극적 방법을 먼저 선택했던 나를 깊이 반성한다.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자신의 인권을 통해 과정을 점검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고, 올바르지 못하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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