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

[김진웅 수필가] 요즈음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큰 걱정이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FIFA U-20 월드컵 2017을 보며 갈증을 해소하고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과 희망도 보게 되었다. 이 대회를 우리가 유치하는 데에도 많은 난관이 있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프랑스,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내로라하는 12개국이 2013년 이전부터 신청하여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고 유치할 수 있었다. FIFA U-20 월드컵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대회가 개최되는 것은 1979년 일본 대회 이후, 38년 만이고 아시아 지역 전체로도 2003년 UAE 대회 이후 14년만의 개최라니 무척 자랑스럽다.

 2017년 U-20 월드컵 유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일본과 멕시코 다음으로 FIFA가 주관하는 4대 국제 축구 대회(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월드컵, U-17 월드컵, U-20 월드컵)를 모두 개최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되었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대회는 '열정을 깨워라(Trigger the Fever)'란 슬로건으로, 2017년 5월 20일(토)부터 6월 11일(일)까지 23일 동안, 개막전이 열리는 전주, 결승전이 벌어지는 수원을 비롯해 인천, 대전, 천안, 제주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우승컵을 향한 24개국의 불꽃 튀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축구 축제가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함께 A조에 편성되어, 각 대륙의 강호로 꼽히는 팀들이 몰린 탓에 '죽음의 조'로 불리고 있다. 아프리카의 신흥 강호 기니, U-20 월드컵 최다 우승국(6회) 아르헨티나, 그리고 화려한 선수 구성을 자랑하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 등 모든 상대팀이 강한 전력이라 16강도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도 있었다.

 비록 잉글랜드에겐 아깝게 패했지만,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고, 기니와 아르헨티나를 통쾌하게 물리치고 16강 진출을 한 것은 우리 감독과 임원진 그리고 선수들의 피나는 준비와 투혼의 결실이다. 지난 28일, 지면 탈락하고 반드시 이겨야만 살아남는 16강 대진표가 결정되었다. 독일, 코스타리카, 일본, 사우디아라비아가 가까스로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진출하였으나, U-20 월드컵 최다 우승국인 아르헨티나는 와일드카드로라도 16강을 노렸지만 탈락의 비운을 맛볼 정도로 치열하였다. 우리에게 패배한 탓에 탈락까지 하였으니.

 신태용호가 4년 만에 8강에 도전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의 벽을 넘지 못했다. A조의 잉글랜드전에서 사력을 다해 이겼다면 조1위로 16강에 올라 8강에 성공할 수도 있었다는 뼈저린 반성도 하게 된다. 우리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이지만 8강부터는 남의 나라 선수들의 잔치가 되고 말았지만, 불광불급이란 말처럼 모든 면에서 열정을 깨워야 한다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하나로 뭉쳤던 2002 FIFA 대한민국·일본 월드컵의 함성을 재현하고, 그때의 가슴 뭉클한 감동을 되살려 눈부신 축구 발전도 하고, 오랜 가뭄도 극복하며 국민 화합과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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