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혜 스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김법혜 스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시험에 들어간 것 같다.북한이 최근 스커드-C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해 한반도 정세를 긴장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만 9번을 발사했고 기종도 다양했다.지난 27일 발사한 신형 지대공미사일 '번개-5형'(KN-06) 등의 단거리까지 합하면 횟수와 종류가 더 많아졌다.

 한반도 안보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미묘한 시기에 저질러졌다. 한국에는 전임 정부와 달리 제재와 함께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재인정부가 막 들어선 상황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의 군사적 압박에서 벗어나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였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국장도 한 때 미국과 '반민·반관' 형태의 대화를 마치고 귀국하며 "여건이 되면 (트럼프 정부와) 대화하겠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다음날 한·미가 깜짝 놀랄 만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북한의 의도는 한국의 새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 떠보는데 우선적으로 있는 것 같다. 앞서 북한은 박근혜정부가 들어서기 직전인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했고,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한 달 남짓 지난 2008년 3월 단거리 미사일을 쏘기고 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문 대통령을 시험해 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미국 등에는 핵·미사일 고도화 전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런 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소집해 북한에 엄중한 경고를 하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철저한 대비태세를 지시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선 태도변화-후대화가능'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도 했다.

 북한의 태도가 달라지고 핵 포기의 진정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한·미동맹을 토대로 국제사회와 함께 압박을 지속하는 게 맞다. 우리가 틈새를 보이면 김정은은 곧바로 파고들려 할 것이다. 북한은 말로는 평화·대화 운운하면서 도발행위를 일삼는 이중성은 여전하다.

 북한의 도발 의도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지만 유엔 결의 위반임은 명백하다.이런 상황에서 대화는 무의미하다.섣부른 대화는 자칫 북한의 오판을 부르고 그들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 때문에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고립만 자초할 뿐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전달해야 할 것이다.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을 무시하는 폭력적인 행동이나 다름이 없다.

 북한의 이 같은 행동에 한·미 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의외로 성공적이고 충격이 커 앞으로 가져올 파장을 신중히 분석해야 한다. 새 정부는 멈추지 않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돌이켜보면 남북 관계는 화해 무드였을 때도,심각하게 경색되었을 때도 어느 시기이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새 정부는 핵,미사일 개발 동결을 위한 압박 등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특히 미국 중국 등 영향력 있는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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