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대통령평통자문위원] 새 정부에서 가칭 '중기벤처지원부'를 만들겠다고 공약을 했다. 그동안 정권마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흐지부지했던 것을 상기하면 기대가 가는 대목이라 하겠다. 각 정권마다 처음에 내건 내용에 비하면 용두사미가 되곤 했었다. 이번 정권에서는 중소기업청을 부(部)로 승격하는 모양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중소기업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 측면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할 때 인건비부담 때문에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측면에서다.

 우리나라 기업 분포로 볼 때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98%에 이른다. 전체 기업 중 2%정도가 대기업에 해당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중소기업의 육성은 그 시급성이 매우 높다 하겠다. 이에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구인난, 대기업은 인재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을 깨는 것이 선결과제라 하겠다. 4년제 대분의 대학생들은 중소기업을 선호하지 않는다. 대기업을 선호한다. 일부 대기업 입사경우에는 '대기업입사 고시'를 치러야 한다. 전문대의 경우도 대기업 입사를 희망하고 있다. 이것을 근본적으로 시정하는 방안은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임금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각종 후생복지 측면에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기업문화 측면에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격세지감이다. 중소기업에 깊이 뿌리박혀있는 문제들을 과감히 제거하지 않고서는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이러한 제반 제약들이 제거될 때 중소기업을 선호하는 우수 인적자원이 늘어날 것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주체 측에서도 스스로 자정의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중소기업 스스로 성장 발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지원에만 의존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는 큰 물줄기를 터주고 중소기업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중소기업을 창업하고 발전시키는 일이 보다 손쉽게 이루어지도록 과감한 규제를 풀어 주어야 한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주제들은 솔선수범해서 기업운영의 투명성을 보여야 한다. 중소기업에 몸담고 있는 구성원들이 그 중소기업을 사랑하고 애사심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고 있는지를 양심적으로 반성해야한다.

 세제 면에서 중소기업을 보호 육성하는 특단의 대책도 강구되어야 한다. 대기업에 예속된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의 '갑'질 때문에 중소기업을 못해 먹겠다고 한다. 이의 시정이 시급하다. 대기업이 자체 부품을 공급하는 자회사를 두어 중소기업을 잠식하는 것도 지양되어야 한다. 미국과 독일의 중소기업 운영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이들의 장점이 한국적 토양에 맞게 정착될 수 있도록 심층 있게 검토해나가길 바란다.

 꿈과 희망을 가진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을 선호하는 풍토와 여건을 조성하길 소망한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 발전하는 토양을 조성해 주어야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 연계하여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가도록 제도적 측면이 강구되길 바란다. 가칭 '중기벤처지원부'와 대학과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대학과의 '중소기업 중심 산학협력체계'를 재정비해서 실효성을 거두도록 강구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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